[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000240) 공개매수 신고서 발표 전,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에선 공개매수에 나선다는 정보가 미리 퍼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는데요. 금융감독원은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의심 계좌 분석에 나섰습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MBK파트너스 스페셜 시튜에이션스2호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최대주주인 공개매수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는 이달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를 공시했습니다.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손잡고 공개매수에 나선 것인데요. 공개매수 목적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인수합병(M&A)입니다. 공개매수사무취급자는 한국투자증권입니다. 이날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상한가(29.90%)인 2만1850원에 마감했습니다.
한국앤컴퍼니 최근 한 달간 주가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한국거래소)
한국앤컴퍼니는 공개매수 발표 전부터 주가가 연일 급등했는데요. 지난달 30일 3.03%, 이달 1일 5.54%, 4일 9.08% 올랐습니다. 4일까지 지난달 29일 종가 대비 18.62% 상승했죠. 공개매수 전 3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보이자 시장에선 공개매수 정보가 미리 새어나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공개매수 공시를 사전에 알고 앞서 주식을 매수한 것이면 미공개정보 이용으로 불공정거래에 해당하죠.
금감원 관계자는 "언론과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하는데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의심이 많이 되는 상황"이라며 "모니터링을 실시하면 미공개 정보 이용으로 의심되는 계좌가 있는지 매매 양태를 분석하고, 조사에 착수할 만한 정황 유무를 판단 후 조사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습니다.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를 공개매수할 계획입니다. 현재 보유 중인 지분은 조현식 고문의 지분 18.93%와 조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 지분 10.61%를 합한 29.54% 인데요. 공개매수 성공 시 MBK파트너스가 보유하게 될 지분은 49.89~56.86%입니다.
공시 전날인 4일 종가(1만6820원)에 18.9% 프리미엄을 붙여 공개매수 가격은 2만원으로 결정했습니다. 공개매수에 사용할 금액은 약 3863억~5186억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K파트너스는 증권사의 인수금융 없이 공개매수에 나설 예정입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펀드 자금으로 직접 들어가는 공개매수"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공개매수 첫날부터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을 상회하며 향후 공개매수 진행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개매수 가격 조정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5일부터 (공개매수를) 시작했기 때문에 공개매수 가격 조정은 좀 지켜봐달라"고 전했습니다.
올해 초 SM엔터테인먼트(
에스엠(041510))를 두고
하이브(352820)와
카카오(035720)가 벌인 공개매수 가격 경쟁 구도 인수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이 연구원은 "카카오와 하이브는 에스엠 인수전 당시 지분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한국앤컴퍼니는 최대주주 조현범 회장이 42.03%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주가가 유지된다면 공개매수 응모 주식 수는 MBK파트너스의 최소 매수 예정 수량인 1931만5214주(발행주식총수 20.35%)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큰데요. 이 경우 MBK파트너스는 응모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는 않을 방침입니다. 즉, 공개매수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죠.
익명을 요구한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로 한 주도 사지 않으면 주가는 다시 1만원대로 회귀할 것"이라며 "뒤늦게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 일반 주주들은 많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오전 10시52분 현재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2만1050원으로 전일 대비 3.66% 하락해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앤컴퍼니 본사 (사진=연합뉴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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