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안전운항’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091810)이 실제로는 안전을 위한 투자에 있어서 경영진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내부 평가가 나왔습니다.
4일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티웨이항공 2023년 안전문화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경영진의 안전 인식을 나타내는 ‘책임’ 지표의 평균 점수는 3.41로 회사가 이전에 세 차례 진행한 같은 설문조사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안전 투자에 대한 회사와 경영진의 태도를 알 수 있는 문항의 평균 점수는 3.17로 2019년(3.38), 2021년(3.32) 대비 떨어졌습니다. 해당 문항은 ‘직원들이 안전하게 업무를 수행하도록 장비 및 여건을 충분히 마련해주고 있다’인데, 이 문항에 대해 운항관리사와 정비사 직군의 평균 점수는 각각 2.44, 2.90로 가장 낮게 평가했습니다. 운항관리사는 항공기의 비행계획을 수립하고 연료소비량을 산출해 항공기 운항을 통제·감시하는 안전 운항의 필수 인력입니다
또 ‘회사는 안전보다는 정시운항을 강조한다’ 문항에서도 운항관리사의 평점은 3.89로 설문조사에 응답한 5개 직군(객실승무원·운항관리사·운항승무원·일반직·정비사) 중 가장 높았습니다. .
티웨이항공사가 2022년 3월17일 서울 강서구 티웨이 항공훈련센터에서 에어버스의 A330기종 도입 기념 'CHANGE BEGINS with A330' 미디어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익명을 희망한 회사 관계자는 “정비 일선에서 필수 장비 부품 교체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항공기 사고에 대한 회사 대비책 수준 정도를 알아보는 ‘대응’ 지표의 평균 점수는 3.27로 회사가 해당 설문조사를 실시한 이전 세 차례와 비교해 가장 낮았습니다.
‘회사에서는 사고, 준사고, 안전장애 등의 재발방지를 위한 예방대책이 제대로 취해지고 있다’에서는 평균 점수가 2017년(3.40)→2019년(3.61)→2021년(3.57)→2023년(3.53)으로 지속 하락했습니다. 항공기 엔진 등 부품 정비를 담당하는 정비사가 해당 문항에 매긴 점수는 3.24로 가장 낮게 평가했습니다.
또 이미 발생한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지를 묻는 문항에서는 객실승무원과 일반직이 각각 3.24, 3.26으로 평가하면서 예방 활동이 부족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처럼 안전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이 낮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면서 일각에선 티웨이항공 2대 주주인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 시기가 다가오자 경영진이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해하고 안전에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티웨이는 코로나로 인한 경영 악화로 2021년 3월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나섰고, 이때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가 3184만7134주를 인수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습니다.
티웨이항공 홍보팀 관계자는 “안전문화캠페인, 외부강사초청 교육 등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안전문화구축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설문 결과를 참고해 더 나은 안전문화 구축을 위해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구국제공항에서 첫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 시작된 2021년 5월22일 티웨이항공 대구~일본상공~대구 노선 탑승객이 승무원에게 예약된 기내 면세품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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