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국회서 은행권과 정유사를 겨냥한 횡재세 도입 논의가 한창입니다. 정유사는 적자 날 때 보전해주지 않는단 이유를 들어 반대합니다. 하지만 고유가에 국가적으로 물가 비상이 걸린 것과 달리 정유사는 성과급 잔치 등 수혜만 누린단 지적도 나옵니다.
GS그룹 본사 전경사진. 사진=GS
20일 GS그룹 등에 따르면 올 3분기 GS에너지가 분기배당을 실시했습니다. 전년동기엔 없었던 배당입니다. 상반기만 해도 자회사인 GS칼텍스가 적자를 보는 등 침울했던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GS칼텍스가 3분기에만 1조원 넘는(영업이익 1조2053억원) 흑자를 냈습니다. 그리고 고유가 수혜가 GS에너지 분기배당을 통해 지주회사 GS까지 전달됐습니다.
중동 정세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3분기 말 유가가 크게 올랐던 게 주된 배경입니다. GS칼텍스는 실적이 좋았던 전년 동기 8176억원보다 3분기 이익이 크게 늘었고 전분기 192억원 적자에서도 빠져나왔습니다. 고금리, 고환율에 기름값까지 올라 국민이 시름하는 사이 정유사들이 이처럼 높은 흑자를 보자 횡재세가 제기됐습니다.
GS칼텍스는 비상장사이며 모회사인 GS에너지 역시 비상장사로 GS가 GS에너지 100%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배당은 온전히 GS만 수령합니다. GS에너지가 분기배당을 실시하자 지주회사 GS의 순익은 단숨에 올랐습니다. 자연히 GS 임원 보수나 배당 증가도 예상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GS칼텍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 GS 지주회사 임원 보수도 상여금이 최대 10배나 올랐습니다.
GS의 주 수익원은 배당, 임대, 상표권입니다. 3분기 배당수익이 1394억여원으로 가장 많았는데 GS에너지가 낸 것입니다. GS에너지의 연초 배당총액은 4559억원, 배당성향은 26.74%였습니다. GS의 배당은 2367억원, 배당성향은 11.1%를 기록했습니다. 내부에서 수령하는 배당은 씀씀이가 크지만 외부와 나누는 배당엔 인색하단 불만이 주주들 사이에서 나옵니다.
상표권 사용료는 그동안 계열사 중 GS칼텍스가 가장 많이 내왔습니다. 작년엔 573억원 정도 냈습니다. 다른 계열사들이 0.2% 요율을 적용받는 반면 GS칼텍스는 0.1%를 적용받는데도 GS 상표권 수익 중 거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당초 올해는 463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는데 실적이 개선된 만큼 더 낼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상표권은 매출액에 비례해 GS칼텍스가 적자를 볼 때도 내야 하는 구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 저격발언에 은행권이 뭇매를 맞지만 해외서 실행 중인 횡재세는 대체로 에너지기업이 대상”이라며 “정부 등쌀에 사회환원 차원의 배당이라도 늘려야 할 텐데 정유사가 비상장사인 경우 내부서만 수혜를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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