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경쟁입찰에 가족회사 '짬짜미'…유성계전·디온시스 '덜미'
한전 디지털변전소 운영시스템 입찰서 '투찰가 공유'
경쟁관계 가장해 입찰 참여…알고보니 사실상 '한 회사'
한 직원이 2개사 입찰업무 맡아…최종 보고라인 동일
2023-11-15 12:00:00 2023-11-15 12:00:54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디지털변전소 운영시스템 구매 입찰에 짬짜미한 유성계전 등 가족회사 2곳이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들은 경쟁관계로 위장해 입찰했으나 사실상 '하나의 사업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디지털변전소 운영시스템 제조 및 설치 업체인 유성계전과 다온시스의 구매 입찰 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2억5600만원(잠정)을 부과한다고 15일 밝혔습니다.
 
디지털변전소 운영시스템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송전선로나 배전선로를 통해 수요자에게 보내는 과정에서 전류의 성질을 바꾸기 위한 시설인 변전소에 대한 총괄 운영 시스템입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유성계전과 다온시스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2022년 2월까지 한전이 발주한 디지털변전소 운영시스템 입찰에서 사전에 투찰가격을 미리 합의한 뒤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 총 14건의 입찰에서 유성계전 1건, 다온시스 2건 등 총 3건을 낙찰받았습니다.
 
이들은 경쟁관계를 가장해 입찰에 참여했으나, 실질적으로는 같은 명령체계에 의해 운영되는 사실상 하나의 사업자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요 임원들은 가족관계로 이뤄져 있으며, 유성계전 대표가 다온시스의 실질적인 대표로도 활동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해 왔습니다.
 
또 한 명의 직원이 2개 사의 입찰업무를 동시에 담당하고, 최종 보고라인도 유성계전 대표이사로 동일했다는 것이 공정위 측의 설명입니다.
 
오행록 공정위 제조카르텔조사과장은 "입찰담합징수분석시스템으로 통해 담합 정황을 포착하고 직권조사를 통해 위법행위를 확인했다"며 "입찰참가신청 IP가 같았고, 입찰 시 제출했던 기술규격서 내용 또한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시장의 경쟁을 저해하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정하게 제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유성계전은 지난달 디축배전반 공공입찰에서도 에스지파워텍 등 8개 업체와 담합한 것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8900만원의 과징금 제재를 받은 바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성계전과 다온시스 등 2곳의 구매입찰 담합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2억5600만원을 부과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유성계전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유성계전)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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