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최근 논란으로 급부상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아내 김혜경 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두고 여야의 설전이 이어졌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김동연 "감사·고발 민선 7기서 진행"
23일 첫 질의에 나선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오랜 공직 생활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재명 전 지사 부인 김 씨의 법인카드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지난 17일)이야기한 것을 일부 언론에서 잘못 호도했고, 가짜뉴스까지 생산됐다"면서 "감사와 고발은 취임하기 전인 7기에 있던 일이고, 그 당사자도 전직 공무원이었던 배 씨였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김 지사는 17일 행안위의 경기도 감사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묻는 질의에 "경기도의 감사가 있었고, 최소 60건에서 최대 100건까지 사적 사용이 의심된다는 결과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일부에서 김 지사의 발언이 김 씨를 저격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고 지적했고, 법인카드 사적 유용에 대한 논란이 재차 불거졌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를 기회 삼아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공익 신고한 제보자의 신분을 공개했습니다.
상황이 악화되자 경기도는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해명자료를 통해 경기도의 감사결과 김 씨가 법인카드를 최대 100건 사용한 것이 아니라, 공무원 신분이던 배 씨가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집행한 것이 의심된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김 지사가 사적 사용 의심 수사의뢰한 것이 아니라 김 지사 취임 전 감사와 경찰 고발이 이뤄졌다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했습니다.
여 "사적 남용 공분"vs 야 "정쟁보단 경기도 현안에 집중해야"
이같은 상황에 이날 여당의 공세는 이어졌습니다. 국토위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사용하냐"며 "지사의 도덕적인 생각을 알고 싶다"고 재차 언급했습니다.
법인카드 유용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야당 측은 즉시 반발에 나섰습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법 제7조 제3호에 따라 업무추진비 내용은 국정감사 범위가 아니고, 해당 질의가 하고 싶으면 국회가 아닌 경기도의회로 가서 질의하라"면서 "지도부도 정쟁을 그만한다고 했는데, 이게 정쟁을 그만한다는 태도냐"고 강하게 맞섰습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행안위도 아니니, 정책과 현안 질의에 집중해달라"면서 "경기도는 김건희 여사 관련해 고속도로, 공흥지구 등 안건이 상당히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질의해야지, 법인카드 문제를 호도하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여야의 설전이 이어지자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법인카드 문제를 계속하는 것도 옳지 않고, 국회에서 주구장창 울궈먹는 양평고속도로를 계속하는 것도 옳지 않다"면서 "경기도 할 일이 지천인데, 법인카드랑 양평고속도로만 할 거면 경기도 국감장에 왜 오느냐"고 정치적인 부분을 배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지사는 "전임 도지사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고, 경기도 전직 공무원인 배 씨에 대한 것"이라며 "해당 사건은 수사 중인 사건으로,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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