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4나노미터(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공정 기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2400’을 내년 1월 출시되는 ‘갤럭시S24 시리즈’에 장착합니다. 엑시노스2400은 삼성이 전작인 ‘엑시노스2200’에 대한 발열과 수율 문제를 딛고 약 2년 만에 선보이는 AP인 만큼, 국내 판매가 시작된 아이폰15 시리즈에 탑재된 TSMC의 3나노 반도체 ‘A17프로’ 성능과도 맞붙을 전망입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된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에서 엑시노스2400을 최초 공개했습니다.
엑시노스2400은, 전작의 수율 및 발열 이슈로 인해 AP에 대한 판매 공백기를 가지면서 실적 타격을 입은 삼성이 서러움을 딛고 2년 만에 절치부심하며 내놓은 최신 AP입니다. 회사에 따르면 엑시노스2400은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이 전작 대비 1.7배 높아졌고, AI 기술을 탑재, 이에 대한 성능도 2년 전과 비교해 14.7배 대폭 향상됐습니다.
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이미지 갈무리)
그런데 시장 예상과 달리 아이폰15 시리즈 대항마가 될 ‘갤럭시S24 시리즈’에서 두뇌 역할을 할 AP가 업계에서 회로 폭이 가장 얇은 최선단 공정인 3나노가 아닌 4나노를 택했는데요.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2022년과 달리 4나노 수율이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삼성전자의 4나노 수율은 퀄컴이 스냅드래곤3시리즈 2세대, 미국 반도체 기업 그로크가 삼성 4나노에 제품을 맡긴 것 등에 힘입어 75%까지 향상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한, 4나노 기반으로 처음 양산한 엑시노스2200에서 발열·수율 문제가 생겨 삼성이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하이리스크(고위험) 여지가 있는 3나노 대신 4나노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여기에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등이 스마트폰 구매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 역시 4나노를 선택한 배경으로 꼽힙니다. 현재 3나노 공정에서 만들어지는 반도체 가격은 높습니다. 3나노 공정으로 엑시노스2400을 양산한다면 스마트폰 출고가는 급격하게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공정은 한 단계 아래이면서 가격 경쟁력은 높은 4나노를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3나노 공정 수율은 50% 수준으로 4나노보다 낮다”면서 “절치부심한 엑시노스2400으로 AP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4나노 공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과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왼쪽부터)이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3사 협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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