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기업결합을 앞두고 있는
아시아나항공(020560)이 내년 항공기 도입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주채권단인 산업은행 관리 체제로 항공기 도입 등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야하는 점과 합병 이후 기단 재정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당장 내년 어떤 기종을 얼마큼 더 들여올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이는 코로나 사태를 벗어나면서 국내항공사는 물론 전 세계 항공사들이코로나 발발 이전 규모로 기단을 갖추기 위해 항공기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항공사들이 기단 확보에 열을 올리는 건 3년 만에 호황을 맞은 해외여행 수요에 대응하고 실질적으로 이것이 실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 A321네오 1대, A350 2대 도입을 계획한 아시아나항공은 이중 A350 1대를 제외한 2대는 도입을 완료했지만, 내년 계획은 불확실합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자금 운영과 합병 시 전략적인 기단 단일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매출 노선은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인데, 대한항공은 해당 노선에 미국 항공사 제작사인 보잉사가 생산하는 기종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유럽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의 A350을 운용합니다.
또 아시아나는 2017년 에어버스와 A350 30대, A321네오 25대에 대한 장기계약을 체결하면서 두 기종을 주력 기종으로 삼고 세대교체 작업을 6년 넘게 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A350과 A321네오도 각각 17대, 18대 더 들여올 예정이었지만 합병을 목전에 두고 이마저 불확실해졌습니다.
아시아나항공 한 기장은 “대한항공은 보잉사의 항공기가 주력 기종인데 아시아나는 에어버스 기종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합병 이후 기재 통일 가능성을 고려해 회사가 앞서 계획한 기재 도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대한항공은 2028년까지 B787-9 10대, B787 20대, B737-8 30대 등 보잉사 기종 중심으로 기재를 들여온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기업결합을 위한 해외 경쟁당국의 최종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아시아나는 기재 도입도 답보상태여서 경쟁력 저하까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도 영업을 위해서는 기재를 도입해야지만, 합병 진행과정에 있어 (항공기 도입을)지원하겠다라는 그런 확인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A350. (사진=아시아나항공)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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