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 2월
KT(030200)가 인터넷 엔지니어 출동비를 인상한 데 이어,
SK텔레콤(017670)과 SK브로드밴드도 8월1일부터 30% 넘게 인상된 출동비를 적용한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인터넷 설치비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LG유플러스(032640)도 9월1일부터 비슷한 수준의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초고속인터넷 1위 사업자인 KT의 출동비 인상에 눈치만 보고 있던 타 통신사들도 잇따라 인상에 나서면서 KT발 인터넷 출동비 인상이 현실화됐습니다.
9월1일부터 LGU+ 인터넷 설치비 32% 인상
LG유플러스는 지난달 31일 인터넷 서비스 설치비를 인상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오전 9시~오후 7시 평일 주간 기준 인터넷 단독 설치비가 2만7500원에서 3만6300원으로 인상됩니다. LG유플러스는 2만2000원이던 가입·변경설치비를 2019년 3월1일 이후 가입자부터는 2만7500원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상으로 인터넷(IP)TV와 동시에 설치할 경우 2만5300원이던 설치비는 3만4100원으로 인상됩니다. 32~34.7% 가격 인상이 단행되는 셈입니다. 평일 저녁 7시 이후나 주말·공휴일에 설치할 경우 25% 할증요금도 더해집니다. 인터넷 단독의 경우 4만5375원, 인터넷과 TV를 동시에 설치할 경우 4만2625원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LG유플러스는 우선 9월1일 이후 신규 가입하는 고객부터 인상된 설치비를 적용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밖에도 고객 사유로 방문 출동이 발생하는 AS 출동비의 경우 1만1000원에서 1만5400원으로 40% 인상되는데, 신규가입자뿐 아니라 기존 가입자도 인상된 비용이 적용됩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상안에 대해 4년간 제반 비용이 증가했으며, 인터넷 서비스 설치 등을 담당하는 홈매니저들의 근무 처우 개선을 위해 불가피한 사안이었다는 입장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홈매니저들의 복지비·수수료는 물론, 근로기준법 강화에 따른 인건비 인상,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인한 안전 관련 비용 추가 등 제반 비용 증가로 출동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미 출동비를 인상한 타사와의 처우차이로 인해 홈매니저가 이직할 경우 CS 업무공백 발생으로 고객 서비스품질이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KT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도 인터넷 설치비와 관련된 비용을 인상했습니다. KT는 2월20일부터 신규가입자를 대상으로 초고속인터넷과 IPTV를 같은 날 동시에 설치하는 경우 인터넷 출동비가 기존 2만31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올렸습니다. 38%의 인상폭입니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는 8월1일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설치비를 2만7500원에서 3만6300원으로 인터넷과 IPTV를 동시에 설치할 경우 2만5300원에서 3만4100원으로 인상했습니다. 32~34%로 LG유플러스 인상폭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가 아파트 인터넷 통신시설 공동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적정수준" VS. "과도한 인상"…의견 분분
출동비, 설치비 등의 이름으로 인터넷 설치시 발생하는 서비스비용에 대해 통신사들은 공통적으로 30% 넘는 인상분을 적용했습니다. 근로기준법이 강화되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도급비용이 올랐다는 것이 공통된 입장입니다. 인상된 출장비가 서비스기사들에게 돌아갈 도급비 인상분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그럼에도 인상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넷은 보편적 서비스인 만큼 일상생활에서 필수재로 인식되고 있는데, 서비스 비용이 급격히 인상될 경우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AS 출동비의 경우 통신3사 공통적으로 40% 인상됐습니다. 서비스품질 저하가 나타나도 회사에 귀책사유가 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비용을 내야하는데, 소비자들 사이에선 '그냥 참고 기다려야겠다'는 불평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업영역은 다르지만,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의 서비스기사 출장비 인상과 비교해도 인상폭이 높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들은 엔지니어 출장시 외근 출장비 명목으로 2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 1만8000원에서 올해부터 2만원으로 11%가량 인상됐습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과도한 출장비 인상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납득할 만한 자료를 근거로 소비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5% 이내에서 인상을 진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정부도 통신요금 절감분을 상쇄하는 기타 서비스 비용이 지나치게 올라가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 감독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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