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공시톺아보기)인적분할 막힌 현대지에프홀딩스, 유증으로 지주사 꿈 이루나

현물출자 방식 유상증자 통해 지주사 전환 추진2월 임시주총서 주주반발로 인적분할 실패…유상증자로 방향 전환

이 기사는 2023년 07월 6일 16: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현대지에프홀딩스(005440)가 유상증자를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한다. 올해 인적분할로 지주사 체제 전환 중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기존 계획대로 현대그린푸드(453340)에 현물출자하는 동시에 현대백화점(069960)도 현물출자해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임시 주총에서 안건으로 올렸으나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소액 투자자들의 반발로 무산된바 있다.

 

유상증자로 지주사 전환 시도

 

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현물출자를 통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추진 중인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는 주식을 매수하는 대가로 현금이 아닌 자사 신주를 교환 비율에 따라 발행하는 것으로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의 주식 전체 지분의 29.9%인 총1012만5700주를 주당 1만2620원에 현대백화점의 지분 20.0%인 466만9556주를 주당 5만463원에 각각 매수하는 대신 자사 신주를 발행한다. 단 공개매수 참여 규모에 따라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신주 발행 물량은 달라질 수 있다.

 

공개매수 가격은 상법에 따라 할인이나 할증 없이 확정됐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발행가액은 청약일 전 3~5거래일의 가중산술평균 주가로 결정될 예정이다.

 

공개매수는 오는 8월11일부터 9월1일까지 진행된다.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40%, 현대백화점 지분 32%를 각각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오르게 된다. 이 경우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을 중심으로 한 단일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된다.

 

주주 반발에 인적분할 무산 전력...지주사 전환 가능할까

 

현대백화점그룹은 앞서 지난 2022년부터 지주사로 전환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연초 현대백화점그룹이 추진한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은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사진=현대백화점)

 

지난 2022년 9월16일 현대백화점그룹은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법인 현대백화점홀딩스(현 현대지에프홀딩스 23.42%)와 존속법인 현대백화점(76.76%)으로 분리하기로 하고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안건에선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이 4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백화점 운영업체 한무쇼핑을 직접 지배하게 되고 현대백화점이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인 지누스와 면세점 사업을 자회사로 두게 되는 식이었다.

 

하지만 안건은 올들어 지난 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간발의 차이로 부결됐다. 착착 진행될 것만 같았던 지주사 전환이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한 차례 벽에 부딪힌 것이다.

 

지난 2월10일 서울 강동구 현대백화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현대백화점 임시주주총회에서 '현대백화점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은 현대백화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6%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결의 정족수 미달(64.9%)로 최종 부결됐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과반 이상이 참석하고 참석주주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

 

해당 안건에 대해 상당수의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이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가운데 지분 8%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임시주총 후 폭풍 주주이익 개선 가능할까

 

2월에 있던 표싸움에서 현대백화점의 패배는 △그룹사의 캐시카우인 한무쇼핑을 현대백화점에서 떼어내 오너가 지배력을 가진 지주회사 아래로 옮긴다는 점 △주총을 앞두고 밝힌 자사주 소각과 배당 계획에서 인적분할 전 자사주 소각이 아니라는 점 등이 주주들의 반발을 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주주총회에서 부결된 것은 인적분할 전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합병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작업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한무쇼핑 분할 추진에 대한 비판이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지 못하게 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이 무산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은 방법을 바꿔 유상증자로 방향을 전환했다.

 

지주사 전환시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공정거래법상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의 지분 30% 이상을 확보하거나 보유 중인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현대백화점 지분(12.1%)의 경우 매각 시 현대지에프홀딩스 주주 입장에선 보유 우량 자산을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0.23배 수준의 저평가된 시장가격으로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주주 입장에서도 대량 매물 출현으로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현대지에프에홀딩스는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주장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물출자의 과정은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공정한 참여 기회가 제공되며, 모든 주주의 이익이 일체 침해되지 않고 증대될 수 있도록 진행될 것이다"라며 "이번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기존에 발표한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현대지에프홀딩스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현물출자를 통해 우량 계열사가 자회사로 편입되기 때문에 배당 여력이 확대돼 주주가치 또한 제고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최윤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