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팔 게 없어서 마약을"…검찰, 마약사범에 최대 구형
26일부터 처벌 강화 담은 마약범죄 사건처리기준 적용
2023-06-23 17:09:04 2023-06-23 18:40:16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전국 21개 검찰청의 마약수사관·마약전담검사 등 83명이 한데 모여 마약범죄 엄정대처를 결의했습니다. 최근 마약 범죄가 크게 늘어나는 한편 새로운 공급망이 등장함에 따라 수사역량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검사장 박재억)는 23일 대검찰청에서 26일 제37회 '세계마약퇴치의 날'을 맞아 올해 전국 마약수사 워크숍을 개최했습니다.
 
박재억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검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검찰 마약사범 인지 실적은 전년 대비 34%, 직구속 실적은 전년 대비 79%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약범죄는 점점 더 독버섯처럼 우리의 주변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며 "어디 팔게 없어서 악마의 물질인 마약을 팔아서 이익을 챙기려고 하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구속은 물론 구형도 최대한으로 해서 마약을 다루면 엄청난 고통만이 따른다는 인식이 확실히 심어질 수 있도록 '악'소리 나게 마약사범을 척결해 주시길 바란다"며 "기본적으로 투약자에 대해서는 처벌과 치료라는 개념이 함께 가야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기소유예 처분에도 신중을 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지시했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인터넷 마약유통에 이용되는 다크웹·가상자산 추적수사기법 관련 전문가 강의, 유관기관 합동·공조수사 기법·사례(식약처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출입국·외국인청의 정보분석, 세관의 휴대품검사결과 활용) 등 공유, '마약범죄 사건처리기준'의 재정비를 통한 처벌강화(범죄유형, 마약종류·취급량, 동종전력, 가중처벌 결정인자 등 체계화·세분화) 논의 등으로 진행됐습니다.
 
10·20대 마약사범, 1년 간 43.6% 증가
 
이번 워크숍이 진행된 배경은 최근 마약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올해 1~4월 10·20대 마약사범은 2035명으로 전년 동기(1417명) 대비 43.6%가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마약류 압수량은 전년 동기(262kg) 대비 37.3% 증가한 359.8kg로 나타났습니다.
 
검찰은 인터넷 마약유통 등을 마약범죄 확산의 주원인으로 판단했습니다. 보장된 익명성, IP 자동세탁 활용 등으로, 투약자를 검거하더라도 공급망까지 추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의료용 마약류가 인터넷 유통망을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도 문제로 봤습니다.
 
이와 함께 참석자들은 최근 대규모 마약 밀수·유통의 증가, 마약과 보이스피싱이 결합된 신종범죄 발생, 마약범죄의 심각한 확산세 등에 따라 적극적인 수사와 더불어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마약범죄 전반에 대한 사건처리기준 재정비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그간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등에 다크웹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다크웹·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상화폐 이용 마약유통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였고, 국제우편을 이용한 마약밀수 또는 여행객 신체에 은닉하해 입국하는 바디패커에 관해 세관과 합동수사로 대응해왔습니다.
 
검찰은 26일부터 개정되는 마약범죄 사건처리기준을 통해 앞으로 늘어나는 마약범죄를 예방한다는 방침입니다. 강화된 기준에는 마약류 밀수·제조·밀매 등 공급사범은 무관용 원칙 적용해 초범부터 구속수사하고, 상습투약자에 대해서도 엄정히 처벌한다는 방침입니다.
 
세계 마약퇴치의 날(26일)을 사흘 앞둔 23일 오전 서울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열린 '전국 마약수사관·마약전담 검사 워크숍'에서 인사말하는 박재억 마약조직범죄부 부장검사의 모습이 스크린에 비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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