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매장 음료에서 벌레가 나온 롯데리아의 위생 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롯데리아는 이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과거에도 위생 문제가 여러 차례 대두돼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특히 롯데리아는 올 들어 햄버거 업계에서 선제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 바 있어 소비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가격 인상은 선도하면서 위생은 뒷전인 기업이라는 비판마저 나옵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A씨는 이달 12일 경기 소재 한 롯데리아 매장을 방문해 세트 메뉴를 주문했는데요, 음료를 다 마셨을 즈음 콜라 컵에서 살아있는 바퀴벌레를 발견했습니다.
A씨는 매장 점주를 불러 항의한 데 이어 이 사실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알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롯데리아 측이 A씨에게 식약처에게 신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100만원의 보상금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이에 대해 롯데GRS 관계자는 "며칠 전 매장에서 바퀴벌레가 발견된 것은 사실이다. 특히 문제가 발생한 매장은 이달 1일 명의변경한 점포로 재오픈해 청소와 방역 전문 업체의 방역을 마친 상태였다"라며 "점포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기보다는, 건물 자체가 노후화해 외부 환경에서 유입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는 내달 중 5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본사에서는 영업 정지 기간을 3일 더 늘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보상금 이야기는 A씨에 대한 도의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그리고 A씨가 식약처에 신고한 다음 날 면담한 사안"이라며 "이런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보상금을 지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절대로 식약처 신고를 무마하기 위한 취지에서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롯데 측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과거에도 위생 문제가 여러 차례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작년 초순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는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매장 주방 안에서 흡연하는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됐습니다. 당시 롯데GRS 측은 아르바이트생의 개인적 일탈로 즉시 업무에서 배제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위생 관리에 소홀하다는 질타가 잇따르며 논란이 커졌습니다.
또 지난 2021년 경기 소재 롯데리아에서는 새우버거에서 비닐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습니다. 당시에도 롯데리아 측은 식약처에 이 같은 사실을 자진 신고하지 않아 사태를 은폐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롯데리아가 이 같은 위생 문제를 반복하고 있음에도 가격 인상에는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2월 2일 햄버거 업계에서 가장 먼저 인상의 포문을 연 롯데리아는 총 84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200~400원 올렸습니다. 평균 인상률은 5.1%에 달합니다.
한 외식 업계 관계자는 "연초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까지 있었음에도 롯데리아는 가격을 올렸다. 가격이 오르면 위생 문제도 그에 상응하게 개선돼야 하는데 롯데리아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식품 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위생'이다. 위생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그 브랜드의 향후 가치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 시민이 서울 소재 롯데리아를 지나가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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