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2020년 종합편성채널(종편) TV조선 재승인 심사 부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 위원장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1일, 방송통신위원회는 TV조선 재승인을 의결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상혁 위원장은 "위원회가 복잡하고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 게 사실"이라며 "조만간 오해가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 위원장은 국정감사 등 공개 자리에서 "TV조선 심사는 심사위원회 선정부터 운영까지 철저하게 독립적이고 투명하고 엄격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언급해왔습니다. 정부의 압박으로 피의자 신분 조사를 앞두고 있지만, 원칙대로 진행했던 만큼 검찰 소환을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입니다.
21일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 (사진=뉴스토마토)
한상혁 위원장 22일 검찰 소환…직무정지 가능성도
한상혁 위원장은 22일 검찰 조사를 받게됩니다. 2020년 종편 채널 TV조선의 재승인 심사 당시 방송정책부서 국장·과장과 심사위원장 등에게 TV조선 최종 점수를 감점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TV조선은 2020년 3월 진행된 심사에서 653.39점으로 기준점을 넘겼지만,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과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항목에서 절반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아 조건부 재승인 처분을 받았습니다.
한 위원장이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가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검찰 조사가 본격화되면 기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당시 심사에 나섰던 방통위 방송정책국장과 방통위 운영지원과장을 비롯해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광주대 교수는 구속기소돼 다음달 4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검찰은 광주대 교수에게 TV조선이 기준점을 넘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일부 심사위원들에게 점수를 더 낮추도록 종용한 혐의를, 방통위 국장과 과장은 윤 교수에게 평가 점수 결과를 몰래 알려준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검찰에 소환된 한상혁 위원장이 이러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일각에서는 기소로 이어질 경우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직위 해제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부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정무적 결단에 따라 직무정지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TV조선 재승인요건 충족…시사프로그램 공정성 의원간 공방
방통위를 사실상 초토화시키는 계기가 된 TV조선은 이날 총점 1000점 중 689.42점을 획득, 재승인으로 결정이 났습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4월22일부터 2027년 4월21일까지 4년의 승인 유효기간을 부여했습니다.
방통위는 13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심사의견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을 실현하고 방송프로그램의 공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총 8개의 조건과 9개의 권고사항을 부과했습니다.
시사프로그램의 공정성 논란에 대한 대책을 재승인 조건으로 할지, 권고 사항으로 할지에 대해 여권은 권고로, 야권은 조건으로 해야 한다고 의견이 갈렸지만, 한상혁 위원장이 권고로 정리했습니다.
(자료=방통위)
이 에따라 방통위는 TV조선에 대해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강화를 위해 취재보도 준칙, 윤리강령 등 내부규정과 교육제도를 재정비해 운영하고 내부규정을 위반할 경우 징계 규정을 엄격히 적용할 것을 조건으로 부과했습니다. 기존의 방송심의 관련 규정위반 건수를 일정 기준 이상 제한하는 조건은 유지하되, 선거방송심의 특별규정 조건 위반 건수를 판단함에 있어 선거 대상의 범위를 기존의 전국단위 선거에서 재·보궐 선거도 포함하도록 기존 조건을 수정했습니다. 아울러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공적책임, 공정성 진단을 수행하는 외부 전문기관을 투명하고 공개된 공모절차를 통해 선정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방통위에 제출하도록 권고했습니다. 방송의 품격제고를 위해 현재 TV조선이 운영 중인 팩트체크 제도를 시사프로그램에도 적용하도록 노력할 것 등의 권고사항도 부과했습니다.
한상혁 위원장은 "권고라고 해서 이행하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니라 추후 이행사항 살펴야 한다"며 "심사위 의견에 따라 강화된 내용을 반영하는 권고사항을 포함시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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