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리지(한국타이어) 회장이 구속되며 경영권에 공백이 생긴데 이어 대형화재까지 발생해 한국타이어의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못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대전 공장은 생산 중단에 들어갔습니다. 공장에서 생산을 재개하기 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생산 재개 예정일이나 변동사항은 추후 재공시할 예정입니다.
13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화재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2공장이 전소됐습니다. 2공장 물류동에 있던 타이어 완제품 약 21만개는 불타 소실됐습니다. 1공장은 외부 화재 피해를 직접 입지 않았으나, 2공장과 전기, 가스 배관을 공유하고 있어 함께 생산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대전공장의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4년에는 1공장 물류창고에서 불이 났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로의 전환 시점에서 이번 화재는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시장 대응과 신성장 사업 확대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상황입니다.
최근에 전기차용 타이어 '아이온'을 론칭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습니다. 실제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은 8조3942억원, 영업이익 7057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7.5%와 9.9% 성장했습니다.
아울러 완성차로 향하는 내수 및 수출용 타이어 공급에 차질에 생기는 등 연쇄 타격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고 있습니다. 대전공장은 한국타이어의 전체 생산량 중 약 20%를 차지하는 주요 공장 중 하나입니다. 1,2공장을 합쳐 하루 평균 4만~4만5000개 규모의 타이어를 생산해 왔습니다.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지만 이를 해결할 오너가 없다는 점입니다. 지난 8일 조현범 회장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상태입니다.
조현범 회장은 2020년~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회사 박지훈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 자금 130억원가량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를 받습니다. 비슷한 시기 회삿돈을 집수리와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개인 비리혐의(횡령)도 있습니다.
검찰이 파악한 조현범 회장의 배임과 횡령은 200억원대입니다. 법원은 조현범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밖에도 한국타이어는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해 경영상 불안 요소를 안고 있습니다. 노조의 게릴라 파업 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기도 한 바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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