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한 달째 계속되는 서울시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 간의 분향소 갈등을 두고 서울시의 전향적인 자세가 우선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김 의장은 6일 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스토마토>와 가진 인터뷰에서 “저는 원칙이 당사자 간에 충분히 논의하고 역지사지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4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서울광장 앞에 분향소를 설치한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서울시는 이를 불법·무단 시설물로 규정하고 철거 방침을 밝혔습니다. 현재 철거계획은 보류된 상태이지만, 여전히 양 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맞선 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협의 없는 설치’를 받아들일 수 없는 서울시와, 서울광장 분향소를 고수하는 유가족 사이의 간격은 아직 크기만 합니다. 김 의장은 중국 고사 속에 자식을 잃은 슬픔으로 창자가 다 끊어져 버린 어미 원숭이를 예로 들며, 유가족의 슬픔을 감안한 서울시의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김 의장은 “1차적으로 핼러윈 참사는 서울시 안에서 발생한 사고이고 서울시가 근본적으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자식을 잃은 슬픔을 단장이나 참척이라고 하는데, 참변을 당한 부모들을 우리는 그런 측면에서 헤아려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서울시가 전향적인 자세를 전제로 먼저 가져야 되고 유가족 측에서도 어느 정도는 서로 헤아려 가면서 해법을 찾으면 저는 충분히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본다”며 “뜻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유가족들도 시민의 정서에 맞는, 모두가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요청을 하면 서울시가 왜 안 받아주겠냐”고 덧붙였습니다.
다음은 김 의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6일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서울시의회)
TBS 지원 중단, 편파성 아냐 시대적 사명 다해
-최근 TBS 사장이 바뀌었는데 지원 재개 가능성이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저희가 지원 조례 폐지안을 낼 때 교통방송의 편파성·편향성을 지적한 게 아닙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교통방송을 이용하는 시민도 급격히 줄어들었고, 교통방송은 더이상 시대적 소명을 다 했다 하면서 발의한 제안 이유가 있습니다. 즉, 교통방송은 이제는 역할을 다 했어요.
재단으로 이렇게 전환을 하면서 서울시로부터 독립하겠다고 했습니다. 거기서 독자적으로 생존해야 되죠.
상업방송 허가를 못 받은 이유가 서울시로부터 지원을 받으니까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안 해주는 겁니다.
교통방송 대표는 오자마자 우리가 그동안 잘못된 것을 고쳐가지고 시의회로부터 예산을 다시 지원받는 방법을 찾겠다 이런 식으로 발언을 했는데 정말 번지를 잘못 찾았어요. 그런 차원이 아니에요.
지금 AI 자동차도 나오는데 교통방송은 뭐 필요합니까 가만 놔둬도 잘 찾아가는데요.
현행 조례는 금년 말까지인데 지원 조례 폐지안도 바꿔야 되고 현행 조례도 바꿔야 되는데 저는 그렇지 그렇게 간단치 않다고 보고요.
교통방송을 개편하고 한다고 해서 다시 지원한다는 것은 시대적 사명을 다한 교통방송에 대한 대책은 아니다.
독자 생존해서 독립방송으로 자율적 운영을 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 하는 것이 제 입장입니다.
전국언론노조 TBS지부가 지난해 11월15일 TBS 지원 조례 폐지안에 반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중교통 요금, 포퓰리즘 정책 아닌 시장 논리 필요
-고물가 시대 속에서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이 추진되는데 어떻게 보나요.
2015년에 인상하고 지금 8년 동안 동결이었습니다. 그럼 그동안에 인상 요인이 없었느냐 굉장히 많았죠.
이걸 묶어 놓은 거 흔히 폭탄 돌리기 이런 얘기도 하는데 자기 재임 시절에는 물가 상승이 겁나서 공공요금을 동결시켜놨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서 이 폭탄을 잡았지 않습니까. 답답하죠.
그런 포퓰리즘 정책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시의적절하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가끔씩은 시장 논리에 입각한 요금 인상이 필요한데 안 했습니다.
8월 정도로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는데 불가피한 선택이기는 하지만 서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하반기로 이렇게 연계하는 것을 참 잘했다 평가하고 싶습니다.
가령 지하철이나 시내버스의 원가 보존율이 50%밖에 안 됩니다.
지하철은 300원을 인상해도 원가의 한 70% 정도밖에 보전이 안 되는 인상률입니다.
시기의 문제지 인상은 불가피하다 다만 서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최소화해야 한다 이런 원칙에 감안해서 해야 되겠죠.
서울 중구 서울역버스환승센터. (사진=뉴시스)
노인 무임승차, 선 국비 지원 후 대안 마련
-노인 무임 승차 관련해서 70세 인상 얘기 나오는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저는 본말이 전도됐다고 봅니다. 원인 행위를 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죠. 국가가 대통령의 지시 사항으로 지하철 철도 무임승차하도록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했는데 많은 사회적 변화가 있었지 않습니까.
제일 중요한 게 노인의 비율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적자가 심각한데 그 적자분을 정부가 보존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먼저 토론이 이루어져야지 느닷없이 노인이 무슨 죄가 있나요.
원인자 행위, 즉 국가가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을 주었으니까 어느 정도는 국가가 보전해 주는 것이 맞지 않습니까.
이제 연령을 조정한다든지 또 바우처를 지급한다든지 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예요.
노인은 우리 산업화 시대의 주역입니다.
이분들에게 우리가 노후를 이 정도도 배려해주지 못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노인 빈곤율이 굉장히 심각하잖아요. 노인들은 이제 외출도 못하고 집 안에만 있어야 하는 이런 참 참담한 현실에 접하게 되죠. 또 노인들은 움직여야 되는데 지하철을 타고 어디든지 다녀야 정신 건강, 신체 건강이 좋아지죠.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판단을 해야 된다고 마치 지하철 적자가 노인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것처럼 문제를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하고, 선 정부 지원 후 대안 마련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316회 임시회에서 김현기 의장이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의회)
80년된 시의회 건물 낡아, 이전 등 검토
-서울시의회 이전이 검토 중인데 어떠한 입장인가요.
쉽게 옮긴다는 건 아니고, 작년에 의회 의장에 취임을 하고 나서 시의회를 운영을 해보니까 여러 가지 비효율적이고 비능률적인 측면이 너무 많아요.
본관에는 덜렁 혼자 있는데 의장단만 있습니다. 부의장하고 의장이 의원들하고 자주 교류하고 소통하는 시스템이 되려면 같이 있어야 되겠죠.
별관과 본관이 500m 떨어져 있는 지리적 거리 문제도 있고 본관은 80년 되서 너무 다 낡았습니다.
별관도 얼마나 열악합니까. 예결위 회의장은 집행기관 간부들이 출석을 해서 무릎을 90도로 꺾고 몇 시간씩 앉아 있습니다. 일어설 공간도 없습니다.
이런 회의 공간에서 의회를 운영한다는 것이 문제가 있다해서 시장에게 요구를 했어요.
이전보다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한다는 것이죠. 다만 본관 건물은 문화재에서 철거를 할 수가 없습니다.
본관을 잘 활용하면서 의회가 효율적인 회의를 하고 상호 의원 간의 소통이 잘 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는 것 이게 대전제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증축도 어려운 상황이고 기존 건물들은 회의용으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죠.
그럼 새로 신축할 수밖에 없는데 신축할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근처에 건물을 사가지고 새롭게 관리를 하든지 갖고 있는 공간의 범위 내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색해보는 거죠.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 27일 열린 '2050 탄소중립 원팀 서울' 출정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의회)
반값 등록금 10년 6300억 지원, 원상복귀 필요
-시립대 반값 등록금을 비판한 바 있는데 어떤 변화가 바람직할까요.
시립대학에 경종을 울리고 이슈를 표면화시킨 겁니다.
시립대학은 멍 들어가고 병들어가고 점점 평가 순위에서 자꾸 하락하는 대학이 되고 있습니다.
시립대학에 아예 지원을 안 하겠다. 그런 뜻은 절대 아닙니다.
등록금을 정상화시켜도 등록금 반값을 신뢰하고 입학한 학생들에게는 졸업 때까지 인정을 해줘야 되겠죠.
모든 정책은 계획을 세워서 실행할 때까지는 다양한 검토와 숙의 과정을 거쳐야 되는데 시립대 반값 등록금은 그냥 즉흥적 포퓰리즘 정책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결정 했어요. 준비가 안 돼 있었습니다. 반값 등록금을 받으면 학교가 막 좋아지리라고 평가했습니다.
좋아졌습니까. 대학의 평가가 완전히 추락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휴학률도 다른 대학 대비 거의 1.5배 이상 높습니다.
시립대학은 서울시가 지원을 해줘야 돼요. 10년 동안 6300억원 지원했습니다. 대학이 나아진 게 하나도 없습니다.
반값 받아서 운영이 안 되잖아요. 서울 시민의 세금을 자꾸 투입해야 되잖아요. 저는 이거는 좀 개선이 돼야 되겠다.
시립대학도 한 10년 동안 반값 등록금을 해본 결과 제도적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 결과가 예상치 못한 결과로 나타났으니 이젠 정상 가격을 받자는 겁니다.
즉, 대학 등록금의 정상화, 원상복귀, 원상회복 이렇게 본 거죠. 필요한 등록금은 내되 장학제도를 많이 마련해서 등록금 부담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장학금 제도를 활성화시키면 학생들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겠어요.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 1월 21일 화재가 발생한 강남 구룡마을을 찾아 현장을 살피고 있다. (사진=서울시의회)
지금까지 저출산 정책 '언 발의 오줌누기', 근본 대책 필요
-서울의 출산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데 대책이 뭘까요.
상당히 심각하죠. 0.5면 조만간 반으로 주는 거 아니겠어요.
인구소멸은 지방의 문제가 아니고 서울의 문제라는 인식입니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되는데 결혼하면 집 한 채 주고 아이를 낳으면 얼마 주고 해고 그냥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도 국가가 보육·양육을 제대로 해준다 하는 인식이 있으면은 결혼하고 출산합니다.
근데 지금까지 그렇게 안 했잖아요. 280조원을 쏟아부었는 데도 아무 효과가 없는, 이건 정책의 문제고 정책은 결국 정치의 문제고 여의도 정치가 반성을 해야 해요. 지방자치단체가 혼자 해결할 과제는 아니잖아요.
지금까지는 언 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조금씩 한 겁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안 되죠 당사자들이 그걸 더 잘 알아요.
청년들이 결혼 안 하는 이유는 딱 그거 아니겠어요. 결혼을 해서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자신이 없는 거 아니겠어요. 아이가 생길 텐데 아이를 불행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 전혀 없습니다.
외국의 사례를 잘 찾고 또 우리만의 독창적인 정책을 마련해서 시급히 해야 됩니다. 과거에 하던 방식은 완전히 잊어버리고 획기적으로 하지 않으면 이 인구 감소 문제 저출산 문제는 해법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지난달 열린 서울시의회 제316회 임시회에서 김현기 의장이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사진=서울시의회)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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