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환경당국이 설악산국립공원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허가 판정을 내렸습니다. 지난 40여 년간 찬반 논란이 이어져 온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가 확정되면서 환경단체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특히 이번 케이블카 설치 허용이 국립공원을 개발대상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강원 양양군의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삭도)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협의'(조건부 동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다만 환경청은 기존 안에 제시된 상류 정류장 위치를 해발고도 1480m에서 1430m 하향 조정하고, 중청대피소까지 전기를 끌어오는 방안 등을 추가 제시했습니다.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강원 양양군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지구에서 설악산 정상인 대청봉 옆 '끝청'까지 3.5㎞ 구간에 케이블카를 놓는 사업입니다.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는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혁균형발전특위가 선정한 강원도 15대 정책과제 중 하나이고 김진태 강원도지사 선거공약이기도 합니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강원 양양군의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삭도)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협의'(조건부 동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설악산 풍경. (사진=뉴시스)
1980년대부터 추진된 설악산 신규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40여 년간 찬반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오색케이블카 설치 예정지는 전 국토의 1.65%에 불과한 국립공원 공원자연보존지구이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백두대산 보호지역 핵심구역, 천연보호구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 여러 보호지역으로 겹겹이 지정된 곳입니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서 검토 전문기관 의견서를 보면 한국환경연구원(KEI)은 의견서에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케이블카 설치는 부적절하다'라고 명시했습니다.
환경청은 양양군이 지난해 12월 28일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재보완서에 "환경영향을 줄이기 위한 방안 등이 제시돼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환경부가 전문기관과 결론을 달리해 사업 허가 결정을 함으로써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강원행동,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설악산을 그대로 두라는 국민의 바람과 전문기관의 부정평가를 무시한 채 케이블카 설치를 허가했다"면서 "환경부는 파렴치한 집단"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설악산을 제물로 삼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면서 "오늘의 설악산을 시작으로 전국의 국립공원 개발의 빗장이 열릴 것이다. 우리는 명명백백하게 판단하고 그에 맞선 강력한 저지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환경부가 설악산국립공원 케이블카 사업 허가 판정을 내렸습니다. 사진은 강원 평창군 발왕산 케이블카.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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