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현대엘리베이터 충주 신공장 착공식 당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모습(왼쪽 둘째).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현정은 회장이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들을 성장기업으로 바꿔놨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를 주축으로 현대무벡스와 현대아산 등 계열사들이 성장동력을 갈아끼우고 그룹 재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14일 현대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매출 2조1345억원으로 전년보다 8.2% 성장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원자재가격 폭등으로 영업이익은 줄어들었지만 수주 확대에 성공하며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현정은 회장은 내수 점유율 1위 현대엘리베이터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2019년 이후 해외 시장 진출을 독려해왔습니다. 아시아와 중동 등 이머징 시장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가운데 매출 성장은 의미가 있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건설사들과 안정적인 계약관계를 유지하면서 해외 수출을 늘려가며 성장기업으로 변화하는 중입니다. 작년에는 중국에 1200억원을 투자해 신공장을 건설했습니다. 중국 역내 리오프닝에 따라 신공장 매출이 본격화되면 해외 성과가 한층 가시화될 전망입니다. 사업 수익성을 압박했던 강판 등 철강재 가격도 지난해 정점을 지나 완화되는 추세입니다.
그룹의 또다른 주축인 현대무벡스는 물류 자동화와 승강장안전문(PSD)을 주력으로 합니다. 물류 자동화는 국내외 공장들이 속속 도입하는 스마트물류 시스템과 연결됩니다. 이는 4차산업혁명기의 대표적인 성장시장 중 하나로 꼽힙니다. 회사는 또 지난해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를 네이버 신사옥에 공급하는 등 로봇 연관 시장에도 발을 담궜습니다.
대북경협사업에 발목을 잡혔던 현대아산도 체질 개선에 나섰습니다. 현대아산은 일단 보통주 3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실시해 결손금을 보전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한 주주총회가 오는 3월9일 열립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관광경협 사업의 부침에서 벗어나 건설 사업 비중을 키우며 안정을 도모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프라힐스 브랜드를 론칭해 주택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현대그룹이 직접 건설업에 진출한 것은 기존 현대건설 등 범현대가와의 협업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거꾸로 시너지도 가능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아산은 틈새시장을 공략해 범현대가와 충돌할 염려는 없다”라며 “대형 건설사는 대형 주택사업에 집중하며 중소형 시장을 놓치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시너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현정은 회장은 지난해 7월 2030년 현대엘리베이터 매출 5조 달성 등 그룹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그룹사의 주력사업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하는 등 새 비전 달성을 위한 성장전략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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