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이 소위 '정찰풍선' 사건 배후로 중국군을 지목하고 강력히 대응할 것을 밝혔습니다. 공식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것입니다. 중국 역시 미국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미·중 갈등이 심화할 전망입니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이 5개 대륙의 40개국 이상에 고고도 정찰풍선을 보냈다면서 풍선 제조업체 등 미국의 영공 침입을 지원한 중국군과 연계된 기관에 대한 조치를 검토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정찰풍선 침투를 비롯해 다른 나라에 대한 공중정찰 프로그램의 배후에는 중국군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중국의 정찰풍선 제조업체가 중국군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군 U-2 정찰기의 고해상 이미지에 따르면 침투한 풍선은 신호 정보 수집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풍선의 장비는 분명히 정보 정찰용이었고, 기상기구에 탑재되는 장비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그간 중국이 해당 풍선을 두고 기상관측용 민간 비행선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반박한 것입니다.
고위 당국자는 "정찰풍선에는 통신을 수집하고 지리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다중 안테나는 물론 다중 능동 정보수집 센서를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태양광 전지판이 장착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우린 중국이 이 풍선을 정찰용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정찰 작전을 수행하려 개발된 중국 풍선 선단의 일부라는 것을 알고 있고, 이런 활동은 중국군의 지시로 종종 수행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 인민해방군 공식 조달 포털에 게시된 정보를 보면 정찰풍선 제조업체가 중국군과 직접 연계돼 있다"며 "군이 승인한 업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국가 안보와 동맹 및 파트너에 위협이 되는 중국의 대규모 정찰 활동을 드러내고 해결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아직 정찰풍선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현재 미연방수사국(FBI)은 해군이 건져 올린 잔해를 분석 중입니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사건이 중국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하며 중국을 비판했습니다.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의 중국 관련 회의에 참석해 "중국이 자국군을 현대화하기 위해 미국의 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계속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정찰풍선 사태뿐 아니라 동·남중국해에서의 불법행위, 신장과 티베트에서의 인권 침해,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 대만 정책, 해외 운영 경찰서 등 그간 미국이 주장해온 중국의 국제질서 위반 사례들을 모조리 언급하며 "국익 수호에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라이 라트너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도 회의에서 중국과의 전략 경쟁을 설명하며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이 더 위험하고 강압·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등 국제적 야망을 지원하는 강압적인 정치 수단으로 중국은 점점 더 인민해방 군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는 미 국방부가 풍선 격추 이후 중국군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전투기에 격추당한 중국 '정찰풍선'. (사진=연합뉴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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