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최근 가스비 등 난방비 상승으로 취약계층의 겨울나기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약계층 보완 대책을 약속했습니다.
오 시장은 26일 서울역에 있는 노숙인지원시설 희망지원센터와 영등포구에 있는 두암경로당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가스비가 40% 가까이 오르면서 일반 가정은 물론 이들 취약계층이 머무는 사회복지시설에도 난방비 폭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역 희망지원센터에서 노숙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사진=서울시)
노숙인시설도 경로당도 '난방비 폭탄' 호소
오 시장을 맞이한 센터 관계자는 “노숙인에다가 주취자까지 하루에 20여명이 센터를 찾는다”며 “평소와 비슷하게 난방을 해도 너무 올라서 난방비가 큰 걱정거리”라며 난방비 부담을 호소했습니다.
오 시장은 샤워시설과 쉼터 내부를 둘러보며 노숙인들과 불편한 점은 없는 지 대화를 나눈 후 서울시 차원의 추가 대책 마련을 지시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영등포구 두암경로당에서 노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이어 방문한 경로당에선 노인들이 오 시장을 붙잡고 저마다 난방문제 해결을 간곡히 요청했습니다.
노인들은 “경로당이 너무 추워서 옷도 못 벗고 있다”, “난방도 난방이지만 웃풍이 세니 문풍지라도 해달라”, “온풍기 한 대만 있으면 좋겠다”며 추위를 호소했습니다.
가건물 형태로 단열에 취약한 이 경로당은 2층 구조로 1층 할머니, 2층 할아버지 각각 나눠 사용하지만, 난방비 등을 이유로 1층에 한데 모여 이용하고 있습니다.
노인들은 대부분이 실내에서도 외투에 목도리, 덧버선까지 착용한 상태로 경로당 내부의 취약한 난방상태를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지난해 2월 이 경로당에 한 달 난방비는 60만원대였습니다. 하지만, 가스비 인상 여파로 올해 1월 난방비는 113만37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날 대통령실은 에너지 취약계층 160만가구에 대해 가스비를 할인하고 바우처를 제공하는 등 난방지원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오 시장은 “정부 차원에서 대책이 나오기는 했지만 체감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서울시 차원에서 사각지대를 챙기기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경로당이나 노숙인시설 같은 곳에 예비비나 특별교부금으로 긴급 지원하고, 단열재·창호 시공 등 중장기로 난방비 자체를 낮추도록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두암경로당에서 노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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