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국가정보원 직원이 ‘하얀 방’에서 고문당하고 부당 면직됐다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4부(재판장 한규현)는 지난 14일 전 국정원 직원 A씨가 국정원장을 상대로 낸 직권 면직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국정원 해외 공작원으로 근무했다. 그런데 A씨는 일본 근무 당시 예산을 초과 사용했다는 이유로 2015년 10월 내부 감사를 받았다. 감사 이후 A씨는 정신 질환 중 하나인 해리 장애 진단을 받았고, 병가를 쓰고 휴직했다. A씨는 휴직 기간이 지나도 복귀하지 않았다가 2018년 말 면직됐다. 이에 A씨는 면직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A씨는 “감사 당시 벽을 온통 하얗게 칠한 비좁은 방에서 사흘 내내 아침부터 밤까지 조사받는 고문을 당했다”며 “그 충격으로 해리 장애를 앓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2014년 국정원의 불법 해외 공작을 비판했다가 보복성 감사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
1심은 A씨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도 1심과 같은 판단을 했다.
2심은 "원고 주장처럼 특이한 구조물이 다수의 사람이 오가며 회의하는 회의실 내부에 설치돼 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하얀방'의 존재를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에 대한 정기 감사를 진행하던 중 예산을 부정 사용한 정황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소명을 듣기 위해 이뤄진 것일 뿐 원고 내부 비판을 해 이에 대한 보복성 감사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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