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금융당국이 자금시장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해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주문한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파킹통장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보다 금리 인하 압박이 상대적으로 덜한 파킹통장으로 우회해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파킹통장 원조격인 토스뱅크의 '토스뱅크통장' 최고 금리가 연 4%로 인상됐다. 5000만원까지는 연 2.3% 금리를 적용하지만 5000만원이 초과하는 금액에는 연 4%를 제공한다.
비상금 통장으로 주목받았던 케이뱅크의 '플러스박스' 최고 금리도 연 2.7%에서 연 3.0%로 0.3%p 인상했다. 기본 금리만 놓고 보면 인터넷 은행 파킹통장 상품 중 금리가 가장 높다. 케이뱅크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만큼 수신상품을 통해 최대한 많이 대출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 초까지 몸집 불리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케이뱅크는 당분간 공격적인 수신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카카오뱅크(323410) 파킹통장 '세이프박스' 금리는 연 2.6%로 타사보다 최고 금리가 낮은 편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인상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들도 파킹통장 경쟁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 파킹통장의 금리는 연 3%를 넘어섰다.
저축은행 파킹통장 상품 중 금리가 가장 높은 것은 가입한도 2000만원에 연 최고 4% 금리가 적용되는 애큐온저축은행의 '머니쪼개기 통장'이다.
이어 웰컴저축은행 '웰컴직장인사랑보통예금' 3.8%, 대신저축은행 '더드리고입출금통장' 3.6%, OK저축은행 'OK세컨드통장', 페퍼저축은행 '페퍼스파킹통장2' 각각 3.5%, SBI저축은행 '사이다입출금통장' 3.2% 순으로 나타났다.
파킹통장은 정기 예·적금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운용하는 저원가성 예금상품으로 자금조달 비용을 최소화해 예수금을 확보하는게 관건인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의 고객 유치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금리 인상기에는 상품 만기가 짧을수록 수익률을 높일 수 있어 파킹통장을 찾는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 최근 금리상승으로 예금금리를 발 빠르게 맞춰 올려 시중자금이 많이 유입된 만큼, 저비용성 예금에 해당하는 파킹통장 금리를 올리는 것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상대적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제2금융권에서는 파킹통장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지나친 예금금리 경쟁은 오히려 역마진으로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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