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 마포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 현대화 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지난 10월 한 차례 무산된 이후 서울시와 상암동 주민 간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아파트 단지별로 찾아가는 소규모 설명회를 두 달째 진행하며 올해 안으로 다시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지만, 주민들로 구성된 '마포 소각장 백지화 투쟁본부(백투본)'가 조만간 피켓 시위를 예고함에 따라 난항이 예상된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중 마포 소각장 신규 건립에 대한 주민설명회 재개최를 염두에 두고 최종 날짜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지난 10월18일 상암동에서 한 차례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나 당시 주민들과 관계 공무원 간 물리적 마찰이 크게 일어나며 결국 파행됐었다.
이후 시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경로당 등 소규모로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를 꾸준히 시도한 결과 설명을 원하는 주민들의 수요가 있다고 보고 재개최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설명회를 열되, 반발이 많으면 그것도 주민들의 의사표시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각오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기질이나 미세먼지, 다이옥신 등에 대한 우려가 많은 상황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오는대로 주민들이 궁금해하시는 모든 것을 설명드릴 예정"이라며 "현재 소각장 부지와 인접한 상암동과 성산동 위주로 반대가 많지만 설명을 원하시는 주민 수요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현재 상암동에는 총 14개 아파트 단지가 있다. 서울시는 최근 각 단지에 입주자대표회의와 희망 주민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설명회 개최를 열게 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일부 단지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이를 거부하는 공문을 회신한 것으로 밝혀졌다.
상암동 주민들로 구성된 백투본은 시가 지난 8월31일 마포구를 신규 소각장 건립 후보지로 발표한 후 현 소각장으로 드나드는 폐기물 차량을 감시하는 준법투쟁을 매일 진행하고 있다. 재활용 쓰레기 등 생활폐기물 소각장에 반입되면 안되는 물품을 실은 차량을 조사하고, 발각 시 반입 정지 패널티를 주는 방식이다. 각 14개 단지 주민들로 구성된 이른바 '부엉이감시단'으로 불리는 이들은 매일 5인1조로 자정부터 새벽 3시까지 반입차량들을 감시하고 있다.
백투본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이후로 지난 물리적 투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단지별로 서울시 공무원의 출입을 막는 안내문을 부착하는 등 설명회 개최 저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 10월 주민설명회 무산 이후 소각장 후보지를 선정한 입지선정위원회의 회의록을 자원회수시설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했다. 주민들이 입지선정과정에서 마포구에 유리한 방향으로 평가항목과 배점을 만들었다며, 모든 내용 공개를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지선정위원 구성 방법 등으로 갈등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백투본은 오는 12일 '서울에너지드림센터' 개관 10주년 기념 국제 세미나가 개최되는 날 센터 앞에서 소각장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마포 소각장 신설 백지화 투쟁 본부 주민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소각장 설치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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