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에 대해 ‘엄정 대응’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화물연대가 주장하고 있는 안전운임제와 관련한 대화 채널을 열어놓은 상황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화물연대가 11월 24일부터 무기한 집단 운송거부를 예고했다. 이에 정부는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정부 입장을 밝혔다.
앞서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함께 차종과 품목 확대를 요구해왔다. 안전운임제란 화물차주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해 적정 임금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그간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유효기간을 오는 12월 31일까지로 명시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부칙(일몰)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 차량으로 제한된 안전운임제 적용 차종·품목을 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 등 5개 품목으로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화물연대가 집단운송거부의 이유로 내세우는 안전운임제 연장문제는 이미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그런데도 화물연대가 집단운송거부를 예고하는 것은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민생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성장동력의 불씨를 꺼뜨리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화물연대 측에는 즉시 운송거부 방침을 철회하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모아야 할 현시점에서 집단운송거부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선택"이라며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안전운임제의 제도개선사항은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회에서 진행 중인 논의를 존중하고 원칙을 지키면서 대화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화물연대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총리는 "정부는 현장의 요구에 귀기울이며 대화하되 법과 원칙을 어기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불법적 운송거부나 운송방해행위에 대해서는 일체의 관용없이 모든 조치를 강구하여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우리 경제·산업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총리는 "정부는 집단운송거부로 인한 물류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합심해 비상수송대책을 차질없이 시행하겠다"며 "산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수송차량 투입, 화물적재공간 추가 확보, 제품 선출하를 비롯한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하겠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연대 총파업까지 겹치면 우리 경제에 헤어날 수 없는 피해가 예상된다"며 "즉시 집단운송거부 방침을 철회하고, 국민과 함께 경제 회복에 힘을 보태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당정은 안전운임제 일몰 기한을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화물연대 총파업을 이틀 앞둔 22일 경기도 의왕 내륙물류기지(ICD)에서 컨테이너를 수송하는 화물차량들이 운행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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