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공사 강요, 분담금은 '모르쇠'…도미노피자 가맹본부 '7억 처벌'
8년간 가맹점주 70명에 인테리어 개선 요구
공정위, 공사비 분담금 15억여원 지급 명령
2022-11-17 14:52:05 2022-11-17 14:52:05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가맹점들에게 인테리어 공사를 강요 후 대금을 주지 않은 도미노피자 국내 가맹본부인 청오디피케이가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이 회사는 분담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점주가 자발적으로 점포 환경 개선을 원했다는 형식적인 요청서를 받고, 이의 신청하지 않겠다는 합의서도 요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0개 가맹점의 점포 환경 개선 공사의 법정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은 청오디피케이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7억원을 부과한다고 17일 밝혔다. 시정명령에는 법정 분담금 15억2800만원 지급을 비롯해 행위금지, 가맹점주 통지 명령이 포함됐다.
 
조사 내용을 보면, 청오디피케이는 2013년 미국 본사가 고객이 피자 제조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오픈형 설계 '시어터(Theater)' 매장을 도입하자 이를 국내 가맹점주에게도 권유하거나 요구했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8년간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점포 환경 개선을 설득하거나 독려하면서 수시로 상황을 점검했다. 이행을 하지 않은 경우 새로운 추진 일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가맹점주 70명은 총 51억3800만원을 들여 인테리어 등 공사를 했지만 청오디피케이는 법정 분담금 15억28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인테리어 등 점포 환경 개선 공사를 할 때 비용의 20%를 분담해야 한다. 확장·이전을 수반하는 경우 가맹본부 분담률은 40%까지 올라간다.
 
공사 후에는 가맹점주의 자발적 의사에 따른 것으로 보이게 하려고 형식적으로 점포 환경 개선 요청서를 받기도 했다. 권유, 요구가 없는 자발적인 환경 개선인 경우 가맹본부가 공사비를 분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조항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또 특정일까지 점포 환경 개선을 이행할 것을 합의했다. 합의 위반 시 가맹본부의 어떤 조치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징구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는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가맹점주에게 점포 환경 개선 비용을 전가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김성근 공정위 유통정책관실 가맹거래과장은 "이번 조치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점포 환경을 개선하도록 하고도 비용을 분담하지 않는 불공정한 거래 관행에 경각심을 일으키고 가맹본부의 불필요한 점포 환경 개선 요구 행위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0개 가맹점에 점포 환경 개선 공사 법정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은 청오디피케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7억원을 부과한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도미노피자 외관.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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