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야 국정조사 압박에 여 기류 갈려…이재명, 특검 카드까지(종합)
야권 공조로 국조 동참 요구…8일이 데드라인
2022-11-07 17:38:58 2022-11-07 18:37:23
김진표 국회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김 의장,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을 포함해 정의당·기본소득당·시대전환 등 야권이 한 데 뭉쳐 여당인 국민의힘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동참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오는 8일을 사실상의 데드라인으로 설정, 국민의힘에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를 통해 국정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여야 간 추후 협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김 의장 주재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에 대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가졌다. 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주 원내대표에게 “민주당은 지난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정조사 필요성을 공식 요청했다”며 “국민의힘에 이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 요청을 국민들을 대신해 다시 한 번 드린다”고 입장 변화를 압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으로서는 국정조사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전체적인 상황을 봐가면서 검증, 수사 진행 등 여러 상황을 보면서 당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신중론을 이어갔다. 박 원내대표도 “국민의힘은 당내 이견이 있고 하니 오늘 의장이 주신 말씀과 제가 드린 말을 감안해서 다시 논의해보겠다는 취지로 의견을 줬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3일 이태원 참사 관련해 국정조사 추진을 공식화했다. 
 
국정조사를 대하는 국민의힘 기류는 현재 두 가지로 갈린다. 절대불가 입장을 취하며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추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국정조사 거부시 여론의 후폭풍에 직면할 것을 우려하는 주 원내대표 간 이견이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당의 국정조사 추진 소식에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요구서를 본 다음에 수용 여부, 범위, 시기를 판단하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지만, 정 위원장은 “수사권도 없는 국정조사로 무슨 진실을 밝히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오히려 정 비대위원장은 이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과 연계시켜 법 개정으로 역공에 나섰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주호영 원내대표, 김 의장,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사진=뉴시스)
 
민주당과 정의당은 국정조사 동참의 데드라인을 설정해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입법 취지는 국정조사를 가급적이면 하도록 설계가 돼 있다”며 “의장께서도 이런 내용을 잘 알고 계시고, 우리로서는 오늘, 내일 더 기다려보면서 설득하겠지만 국민의힘이 계속 국정조사를 거부·반대한다고 하면 우리라도 다른 야당과 함께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못해도 내일까지는 (국정조사에 대한 합의를)하고 안 되면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아직은 설득의 시간”이라고 보조를 취했다. 
 
기본소득당·시대전환 등도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방위적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 차원의 조사도 필요하고, 오는 10일 본회에서 국정조사 요구서가 채택되지 않는다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대전환 측도 “국민들께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하면 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국정조사는 시간이 걸리는 데 비해 감사원 감사는 곧바로 할 수 있어 조정훈 의원이 제안하려 한다”고 말했다.
 
국정조사는 169석을 가진 민주당 단독으로도 밀어붙일 수 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재적 의원의 1/4 이상(75명)이 동의할 경우 국정조사를 발의할 수 있다. 또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과반 출석에 과반 동의로 통과할 수 있어 민주당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그간 국정조사의 경우 관행상 특정 정당의 단독 처리를 지양해왔다. 게다가 민주당은 국민의힘 동의를 이끌어낼 경우 국정조사의 명분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통령실에 대한 공세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대한 동참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반대할 경우 대안도 마련한다. 정의당과 민주당은 각각 8일과 9일과 의원총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8일이나 9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해 오는 10일 본회의에 보고할 예정으로, 여야 합의가 불발될 경우 야권 공조로 밀어붙인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특위)는 교섭단체 의원수 비율에 따라 구성하나, 여당이 참여를 거부할 경우 국회법에 따라 해당 교섭단체를 제외한 채 특위를 구성할 수 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 불발 시 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다. 국정조사는 본회의를 통과하면 그 즉시 효력이 발생된다. 
 
국정조사 추진과 함께 특별검사 도입 주장도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도 당연히 해야겠지만 이 수사는 셀프수사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 이미 은폐 시도한 것 같은 부실수사 징조도 드러나고 있다”며 “수사도 해야겠지만 당장 시급한 것은 국정조사에 철저히 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조사 역시 강제조사가 아니라서 결국 특검을 논의할 때가 됐다”며 “중립적인 특검을 통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에 대한 엄정한 문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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