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은행 수익 의존도 심화
금리 상승에 '이자장사' 은행만 호황
"고물가·고금리 진정돼야 편중 완화"
2022-11-07 06:00:00 2022-11-07 0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4대 금융지주가 역대급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은행 위주 이익편중 현상이 심해지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은행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금융지주(316140)가 가장 높았다. 우리금융지주의 은행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5.28%에 달했다. 전년 동기보다 0.88%p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은행 수익 비중은 77.85%로 전년 동기보다 6.22%p 증가했다.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와 KB금융(105560)지주 상황도 비슷했다. KB금융의 은행 순이익이 비중은 62.47%로 전년 동기보다 4.57%p 늘었고, 신한금융도 은행 수익 비중이 59.22%에 달했다.
 
금융지주의 실적 선방에는 은행의 이자 이익 급증이 한몫했다. 4대 금융지주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영향으로 올 3분기 이자수익만 무려 10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출금리 인상으로 서민들은 가계부채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기업들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 은행만 이자 장사로 호황을 누린다는 지적과 함께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지주들도 비은행 강화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올 3분기 3년 만에 리딩금융을 탈환한 신한금융은 앞으로 물가 안정과 금리상승이 안정세를 보이게 된다면 은행과 비은행 간 이익 비중의 편중 현상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신한EZ손해보험 등 비은행 그룹사 자회사 편입과 그룹사별 사업 다각화 등 중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비은행 사업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카드의 경우 최근 규제 강화, 조달비용 상승, 신용리스크 증가에도 사업 다각화를 통한 영업 자산의 성장과 매출액 증가가 지주의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신한카드는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5877억원이다.
 
비은행 부문 실적 부진으로 아쉽게 리딩금융 자리 뺏긴 KB금융은 금융플랫폼을 차별화하고 기업금융 및 투자역량 강화, 글로벌 사업 내실 강화를 통해 비은행 사업 부문을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이 리딩금융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푸르덴셜생명 등을 연이어 인수해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을 강화한 덕분이다. 하지만 올 3분기에는 KB증권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 KB손해보험 3분기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무려 72.6% 급감했고 같은 기간 푸르덴셜생명도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40.3% 줄었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하나증권 5000억원, 하나손해보험 1500억원 등 자본을 추가 확충했다. 또 증권과 자산운용부문의 시너지 강화를 위해 하나에셋매니지먼트아시아를 하나증권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인수전에도 참여해 하나카드 외형확장을 꾀하고 있다. 3분기 하나카드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6.8% 감소했다. 어려운 카드 업황에서 우리카드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한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지속적인 자본확충과 계열사 간 협업 시너지 제고, 신규사업 진출 등 전방위적 비은행 부문 강화를 지속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비교적 비은행 부문 실적이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카드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올 3분기 우리카드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상승했다. 우리금융은 앞으로 금리상승으로 인한 카드사 조달 비용 상승과 카드 업황 위축이 예상되는 만큼 동남아시아 사업 진출로 카드사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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