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디폴트옵션'이라고 불리는 퇴직연금 사정지정운용제도 시행을 위한 상품 심의를 진행한 결과 165개 상품이 승인됐다. 원리금보장상품의 금리는 0.2%포인트 높아지고, 펀드 보수의 경우는 20~30% 가량 줄어들어 노동자들의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7월 12일 사전지정운용제도가 시행된 이후 금융감독원과 함께 첫 승인을 위한 심의를 진행한 결과 38개 퇴직연금사업자가 총 220개 상품 중 165개 상품이 승인됐다고 2일 밝혔다. 10월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본 심의를 거쳐 최종 승인됐다.
사전지정운용제도는 노동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운용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가입자의 적절한 선택을 유도해 노후소득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2006년 이후부터 퇴직연금제도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운영해 왔다. 현재 연 평균 6~8%의 안정적 수익률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 심의에서 승인된 총 38개 퇴직연금 사업자 165개 상품을 위험도에 따라 보면 △초저위험 38개 △저위험 36개 △중위험 44개 △고위험 47개 등이다.
대부분의 퇴직연금사업자들이 노동자의 노후소득보장 강화 및 사전지정운용제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원리금보장상품의 금리는 기존 보다 높게, 펀드의 보수는 기존보다 대폭 낮춰 승인을 신청했다.
원리금보장상품의 승인기준은 금리, 중도해지 패널티, 만기, 상시가입 가능여부 등이었다. 집합투자증권(펀드)은 과거 운용성과, 자산배분현황, 보수의 적절성 등을 심사했다.
포트폴리오은 원리금보장상품과 펀드 요건 중심 심의하되, 포트폴리오 구성 적절성에 대한 병행 심사를 진행했다. 이 밖에 계열사인 자산운용사의 펀드 편입 시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심의했다.
승인된 상품 중 원리금보장상품의 금리는 11월 기준 평균 5.13%로 기존 퇴직연금 원리금보장상품 평균 금리에 비해 평균 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펀드 보수의 경우 기존 퇴직연금의 합성총보수(오프라인클래스)를 기준으로 할 때 약 33% 낮은 수준으로 승인됐다. 원리금보장상품의 경우 보수를 지급하지 않지만 펀드는 보수를 지급해야 하는데 디폴트옵션으로 승인된 상품의 경우 지불해야 하는 보수 수준이 더 낮아졌다는 의미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사전지정운용제도를 활용할 경우 보다 높은 금리의 원리금보장상품과 안정적으로 운용된 펀드 상품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운용성과가 안정적인 펀드의 수수료 부담은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호주 등 해외 선진국의 경우도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상품의 보수가 20~30% 인하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운용성과가 저조하거나 성과대비 보수가 과다한 55개 상품은 불승인됐다. 특히 계열사인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신청한 경우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심의가 진행됐다.
판매 및 운용 이력이 없는 신규상품이 승인된 경우 승인 후 1년 동안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지속 관리하기로 했다. 계열사 펀드 집중한도 위반 여부도 연말 기준으로 지속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원리금보장상품 중도해지 패널티에 대해서는 고용부-금감원-퇴직연금사업자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적정한 패널티 구조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상품의 승인은 제도의 문을 여는 출발점이며, 앞으로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제도 도입의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퇴직연금사업자들에게 적극적인 홍보 및 안내, 기업 및 근로자에 대한 명확한 정보 및 안정적인 서비스의 제공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퇴직연금사업자가 늦어도 내년 초까지 최소 7개에서 최대 10개 상품을 승인 받을 수 있도록 심의위원회를 상시로 운영할 예정이다. 제도의 원활한 안착을 위해 고용노동부-금감원-퇴직연금사업자간 상황반을 운영해 현장 애로사항에 대응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7월 12일 사전지정운용제도가 시행된 이후 금융감독원과 함께 첫 승인을 위한 심의를 진행한 결과 38개 퇴직연금사업자가 총 220개 상품 중 165개 상품이 승인됐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고용노동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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