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취임은 '뉴 삼성'의 새출발 선언과 더불어 '기술 중심', '인재 중시' 경영의 시발점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간 이재용 회장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와 '소통 중시' 조직 문화 혁신을 강조해왔다.
2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 8월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면서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다녀와서도 이 회장은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말하며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앞서 2018년에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선 '기술 초격차'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면서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을 당부한 바 있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 회장으로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 부당 합병 의혹 오전 공판을 마치고 취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회장은 10월 들어서도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회식'에 참석해 '기술 중시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이 회장은 '국제기능올림픽'의 최상위 타이틀 후원사인 삼성전자를 대표해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술을 선보이며 '기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 선수단을 격려하고 수상자에게 메달도 직접 수여했다.
이재용 회장은 전무였던 2009년 당시에도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이 열린 캐나다 캘거리 대회장을 방문해 경기장을 둘러보고 선수들을 격려하며 "제조업의 힘은 역시 현장으로 우리나라는 결국 제조업이고 다른 나라보다 위기를 빨리 극복해가는 것은 산업 구석구석에 있는 기술인력의 저력 덕분"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기술 인력 후원은 회사가 잘 되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이 모두 잘 살도록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 세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사회에 나올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기술인재 양성'의 사회와 경제적 효과를 주변에 적극 알리기도 했다.
인재 중심 경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이재용 회장의 '조직문화 혁신' 의지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조직의 활력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직급 통폐합 등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를 통한 조기 승진 기회 및 과감한 발탁 승진 확대, 평가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은 '인재제일' 경영철학 아래 능력 중심의 인사를 구현하기 위해 1957년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공채를 도입했으며 지속적인 인사 제도 혁신을 추진해 왔다. 1993년에는 고 이건희 회장의 '여성인력 중시' 철학에 따라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신설했으며 1995년에는 입사 자격요건에서 학력, 국적, 성별, 나이, 연고 등을 제외하는 파격적인 '열린 채용'을 실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 이건희 회장의 '인재경영' 철학 계승한 이재용 회장은 이를 더욱 발전시켜 삼성의 조직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철 선대회장과 고 이건희 회장의 철학을 이어받은 이재용 회장은 평소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드는 데 큰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은 평소 "기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물론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을 바꾸자"며 "잘못된 것, 미흡한 것, 부족한 것을 과감히 고치자"고 강조해왔다.
이재용 회장은 작년 10월 고 이건희 회장 1주기를 맞아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갑시다"라며 '뉴삼성' 구축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새로운 인사제도 개편은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뉴삼성' 비전을 구체화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회사와 직원들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지향적 조직문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은 핵심인재 영입에도 나서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2020년 5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회사의 미래를 위해 외부의 유능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삼성전자는 AI 분야 최고 석학인 승현준(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를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 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이사회 의결에 따라 회장으로 승진한 이날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며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더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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