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공기열 히트펌프의 탄소 배출량과 설비 운전 비용은 기존 방식 대비 각각 50%, 70% 수준에 불과하고, 효율적 공간 활용이 가능합니다."
KT(030200)가 공기열 히트 펌프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건물 분야 디지털 전환 시장 공략에 나선다. 29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현장 설명회에서 해당 설비를 구축한 박춘경 코벡엔지니어링 대표는 공기열 히트펌프 활용시 탄소배출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물론, 비용 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용산아이파크몰은 2017년 약 6만4000㎡를 증축하는 전면 리모델링 당시 6, 7, 9층 일부에 공기열 히트펌프 방식을 도입했다. 운영시간이 다른 사업장임에도 냉·난방을 위해 지하의 대규모 설비공간에서 냉온수를 해당 층까지 올리려는 동력이 소요됐던 중앙냉난방식과 달리 해당 층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해 운전 비용을 30% 수준으로 절감했다. 중앙냉난방식일 때는 조조와 심야시간대에 운영되는 영화관은 해당 설비를 운영하는 요원들이 2~3교대로 근무해야 했지만, 공기열 히트 펌프 방식을 도입하면서 효율적 인력 운영도 가능해졌다.
공기에서 열을 흡수해 냉난방에 활용이 가능한 '공기열 히트펌프'는 증발-압축-응축-팽창 구조로 이뤄진 회로를 냉매가 순환, 교환을 통해 열에너지를 이동시키는 설비다. 공기열은 친환경 에너지원인 공기로부터 열을 흡수해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고, 기름이나 가스처럼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기술이다.
박춘경 코벡엔지니어링 대표가 용산 아이파크몰에 설치된 공기열 히트펌프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KT 측은 공기열 히트펌프를 활용하면 건물 지하에 대규모 설비 공간을 구축하거나 옥상에 냉각탑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대신 해당 공간에 옥상정원을 만들거나 수영장, 헬스장, 주차장을 만들어 건물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또, 냉각탑이 없어지면서 도심 열섬 완화 효과도 발생한다.
KT는 공기열 히트펌프와 자사 냉난방 설비 제어 기술 'AI 빌딩 오퍼레이터'를 접목하면 복잡한 운영 기술 없이 무인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자경 KT 융합기술원 상무는 "배수나 설정온도 제어 등을 무인화하는 데 있어서 IT 기반 운영관리가 추가적인 인력 절감을 가능하게 해주며, 원격에서 설비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시 데이터에 기반한 해석을 통해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 빌딩 오퍼레이터 솔루션은 신축 빌딩 외에도 기존 빌딩 설비에 클라우드 연동만 해도 설비환경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으며, 에너지를 기존보다 10~15%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KT 측은 설명했다. KT는 사옥에 우선 적용한 뒤 확보한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공기열 히트 펌프는 물을 사용하지 않아 수배관의 부식과 코일 오염 등의 우려가 없으며, 누수원인이 되는 배관공사를 진행하지 않아 내구성이 좋다는 것도 장점이다. 박 대표는 "물을 사용할 경우 그 안에 있는 소재들이 열을 받으면 내구성에 한계가 있어 10년에 한 번씩 교체해야 하지만, 공기열 히트 펌프는 모터나 일부 장비만 교체하면 되고 평균적으로 20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1일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한 서울시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4600만톤이며 이 가운데 68.7%가 건물 부문에서 배출되고 있다. 건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중 냉난방 비율이 가장 높아 건물탄소중립에서 냉난방 열원 설비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공기열이 신재생에너지로 지정되지 않아 설치 비용이 많이 드는 지열히트펌프나 태양광으로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 비율을 준수하고 있다. KT 측은 히트펌프를 통해 저탄소 청정에너지 보급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자경 KT 융기원 상무가 공기열 히트펌프와 융합할 수 있는 KT AI 빌딩 오퍼레이터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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