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한동훈 미 출장비 내역 공개 거부
"국익 해칠 우려"…공개 요구 시민단체에 통보
하승수 대표 "떳떳하면 왜 숨기나"…법적대응 예고
2022-08-23 17:33:19 2022-08-23 17:33:19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법무부가 한동훈 장관의 미국 출장비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요청을 거부했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한 장관의 미국 출장과 관련해 지출일시, 지출금액, 지출명목, 지출장소 등 세부 집행내역과 이와 관련된 지출증빙서류를 공개하라며 법무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으나 전날 비공개 통보를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공무원 국외출장 정보공개 시스템 '국외출장 연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 장관을 포함한 출장단 4명이 지난 6월29일부터 7월7일까지 7박9일간 다녀온 미국 출장에서 쓰인 경비는 4800여만 원이다.
 
하 대표가 받은 회신에 따르면 법무부는 통보문에서 "본 건 출장경비 집행내역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2호에 의거해 국가안전보장,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공공기관의 정보인 경우에도 국가안전보장과 국방, 통일 등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국가 차원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면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 대표는 이러한 통보문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고 "아무리 장관이라도 비행기 값으로 얼마를 썼고, 어디서 얼마의 밥을 먹고, 어느 호텔에서 얼마를 주고 잤는지가 무슨 비밀사항인가"라며 "떳떳하다면 왜 공개를 못 하느냐"고 지적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미국 출장은 기본적으로 외교 일정이기 때문에 비공개 대상"이라며 "과거 정부를 비롯해 유사한 역대 장관 출장 등 상세내역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과거와 동일한 정보공개 기준을 적용해 같은 사유로 비공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법무부의 비공개 결정에 반발하며 올해 법무부 장·차관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및 지출증빙서류에 대한 추가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향후 한 장관의 미국 출장비 세부 집행내역 등 공개를 위한 추가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의 미국 출장과 관련해 출장기간 9일 중 3일간 일정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취임 직후 떠난 출장치고는 일정이 지나치게 느슨하다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출장단은 총 11회 공식 일정을 촘촘하게 소화했다"고 반박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1 회계연도 결산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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