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차 부품사, 투자는커녕 생존도 어렵다
(위기의 차 부품사①)국내 부품사 중 미래차 준비 기업 2.3%
연구개발 막대한 자금 투입 어려워…생존 '급급'
협력업체 점차 도산…전년보다 9.7% 감소
2022-08-22 06:00:10 2022-08-22 06:00:1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미래차에 대한 기술이 부족한 자동차 부품사들이 위기에 놓였다. 신규 투자는커녕 원자잿값 상승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
 
22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9300여개의 부품 기업 중 미래차 관련 부품 생산 준비가 돼있다는 기업은 2.3%(213개)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연기관 사업 유지조차 힘겨운 상황에서 미래 모빌리티 전환 투자는 오히려 줄고 있다.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생존이 급급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는 생각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가 점차 감소할 것을 알지만 지속해서 내연기관 부품 납품도 해야하기 때문에 한 번에 변화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미래차 부품을 기획부터 양산까지 평균 13개월의 시간과 14억9000만원 가량의 돈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지난해 자동차 부품 기업의 총 설비투자액은 3조7840억원으로 전년보다 9% 감소했다. 특히나 영세한 기업들의 경우에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
 
때문에 협력업체 수도 점차 도산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2020년말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쌍용차(003620)와 직접 거래하고 있는 1차 협력업체수는 전년보다 9.7% 감소한 744개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가장 많이 줄어든 수치다. 대기업이 266개사로 3개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은 478개사로 77개나 사라졌다.
 
한자연은 "산업 전환의 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다"면서 "투자 비용이 급증하면서 기존 자동차 대기업은 서로 연계·협력하고, 중소·중견기업은 통합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 국제 미래자동차엑스포 2021’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그릴 디스플레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기에 원자재값과 운송비, 인건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해 악재는 쌓여만 간다. '자동차 부품기업 2021년 경영성과 분석'에 따르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전체의 36.6%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이면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지불하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는 의미다. 전년(43.1%)보다는 감소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10년 이래 가장 높다은 수치다.
 
운송비도 큰 폭으로 올라 부품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해상운임은 지난해보다 약 3배 이상 올랐다. 자동차부품의 86%가 해상운송으로 이뤄진다.
 
자동차부품 기업들 상당수가 원자잿값 원가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매출증가율보다 원가상승률이 높은 기업은 전체의 약 35%를 차지했다.
 
한자연은 "전반적으로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부품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하는 이익이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며 " 퇴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고용과 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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