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독일 RWE가 링엔에서 운영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18일(현지시간) 촬영한 사진. 독일은 올해말까지 링엔 원전을 포함해 남은 3개 원전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2022.3.20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이 장기화되자 독일 정부가 원전 재가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독일 경제부는 "올해 말 가동을 종료하기로 한 원전 3기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앞서 독일 경제부와 환경부는 지난 3월 실시한 합동 조사를 통해 원전 수명 연장을 권고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는 법적 문제, 인허가 절차, 보험 비용, 원전 가동을 위한 연료봉 부족 등을 고려하면 원전 수명 연장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지난 11일 정기보수를 이유로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 가동을 중단하자, 러시아가 가스관을 재가동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뿐만 아니라 가스프롬이 지난 14일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하여 정기보수를 이유로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불가항력 선언이란 기업 간 거래에서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한 경우 계약이행 의무를 피할 수 있는 면책 조치다.
로이터 통신은 "가스프롬이 가스 공급을 꼭 중단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만약 계약서상의 의무를 다하지 못해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한 바 있다.
이에 독일은 원전 수명 연장 관련 두 번째 평가에 들어갔다. 독일 경제부 대변인은 “두 번째 평가를 받은 뒤 사실에 근거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새로운 평가 결과는 몇 주 안에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중단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한편 18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8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장보다 5.13% 상승한 배럴당 102.6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가스프롬이 유럽 방향 천연가스 공급에 ‘불가항력’을 선언한 것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순방 기간에 원유 공급 및 가격 인하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가져오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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