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세대 인권변호사’ 고 한승헌 추도식·노제 진행
2022-04-24 13:07:32 2022-04-24 13:07:32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군사정권 시절 수많은 양심수와 시국 사범을 변호했던 '1세대 인권변호사' 한승헌 변호사가 지난 20일 향년 88살의 나이에 별세한 지 나흘째인 24일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수십 년간 굵직한 시국사건을 담당하며 인권변호 역사를 써온 한 변호사를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해 각계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산민(山民) 한승헌 변호사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25일까지 추도식 및 노제를 진행한다.
 
노제는 24일 오후 2시 전북대학교에서 치러지며 추도식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2층 예식실에서 열린다.
 
장례위원회 상임장례위원장은 함세웅 신부가 맡고, 공동상임집행위원장에는 김도형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박래군 4.16재단 상임이사·안지중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이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다.

1934년 전라북도 진안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7년 고등고시 사법과(8회)에 합격한 뒤 법무관을 거쳐 1960년 검사로 임관해 5년간 통영지청·법무부 검찰국·서울지검 등에서 근무했다. 1965년 변호사 개업 후에는 인권변호사로서 '민청학련', '동백림 간첩단' 사건과 김지하 시인의 '오적' 필화사건 등 굵직한 시국사건을 변론했다.

1975년 '유럽 간첩단 사건'으로 사형당한 김규남 의원(1929∼1972)의 죽음을 애도하는 ‘어떤 조사(弔辭)’를 썼다는 이유로 구속됐다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재심 끝에 2017년 무죄 판결받았다. 당시 그의 변론을 맡았던 1차 변호인단만 104명이었고, 최종 변호인단에 129명이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됐었다.

고인은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내란음모 사건 당시 공범으로 몰려 투옥되기도 했다. 1986년에는 시국사건 변호사들인 홍성우·조영래 변호사 등과 ‘정의실현 법조인회’(정법회)를 결성했다. 정법회는 1988년 설립된 민변의 모태다. 1988년에는 민변 창립을 주도했다.

이후 김대중 정부 때인 1998∼1999년 감사원장을 지낸 뒤 노무현 정부 때는 사법제도 개혁추진위원장을 맡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대리인단에 소속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에는 선거 캠프 통합정부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문 정부 때인 2018년, 민주화운동과 사법개혁에 헌신한 공로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이 외에도 한국기자협회 법률고문과 <한겨레신문> 창간위원장,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관훈클럽 고문변호사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시집 ‘인간귀향’, ‘노숙’, ‘하얀 목소리’를 출간했고, 에세이 ‘한 변호사의 고백과 증언’, ‘피고인이 된 변호사’를 발표한 작가이기도 하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특실, 발인은 오는 25일, 장지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화장장은 양재 서울추모공원이다.
사진=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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