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투자컨설팅 회사 '킨앤파트너스'로부터 초기 자금 460억원을 차입할 수 있던 배경에 조현성 변호사 등의 역할이 있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조 변호사는 남욱 변호사의 측근이자 천화동인 6호 소유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는 4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1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는 “(2015년 5월) 당시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조 변호사가 킨앤파트너스와 개인적 인연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통해)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3명 중 자금 유치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누구냐는 검찰 측 질문에 이 전 대표는 “조 변호사가 첫 인연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화천대유는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대장동 사업 부지를 담보로 킨앤파트너스로부터 457억원을 빌렸다. 2016년 킨앤파트너스는 ‘개인3’에게서 400억원(연 10%), 우리은행으로부터 60억원(연 4.26%)을 차입했다. 400억원을 대준 ‘개인3’은 최태원 SK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다.
화천대유가 최 이사장 등을 통해 끌어온 킨앤파트너스 차입금 이자율은 당초 연 6.9∼13.2%였으나 토지보상 절차 마무리 단계에서 2017년 이자율은 연 13.2∼25%로 대폭 높아졌다.
이후 킨앤파트너스에 대한 A1·2 블록(화천대유 직접 시행 택지) 차입금 351억원은 2018년 9월 ‘투자약정상의 투자금’으로 변경됐다. 킨앤파트너스 대출금을 투자금으로 전환하면서 A1·2블록의 분양 수익 전액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킨앤파트너스와 2015년 5월경 처음부터 일정 자금을 (화천대유에) 투자하면 수익 상당부분을 준다는 그런 전제 하(대여금에서 투자계약으로 전환)의 사전협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김만배씨가 특별히 관여한 것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킨앤파트너스나 엠에스비티(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 대해 김 회장이 관여한 것은 없다”며 “김 회장에게 이런 조건이 있으니 보고는 했지만 세부사항을 묻지 않고, 알아서 판단해서 진행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 사업계획서 작성을 누가 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정영학 회계사가 작성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2015년 3월 작성된 ‘사업계획서 작성 업무 분담(안)’을 제시하며 “(공사비 절감 계획, 자산관리회사 설립 계획 등) 평가항목에 증인(이성문) 이름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된다. 이 중 증인이 작성한 부분은 하나도 없느냐”고 묻자 그는 “(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화천대유 법인 설립에 대해서도 “정영학이 진행했다”며 “부동산개발 사업을 하려면 회사가 필요한데 정영학이 회계사라 법인 설립 업무를 못하니까 법무사에게 맡겨서 (설립 작업을) 진행했다”고 답했다.
이성문 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표가 지난해 9월2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사무실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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