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재택환자 급증에 일반환자들도 진료 '눈치'
재택치료 처방, 일선 병·의원이 도맡아
현장에선 "인력난 속 감염 취약 환자 보호가 우선"
'자가진단 키트 음성' 호흡기 질환자 진료 절차 복잡
"자원 한정으로 확진자·일반 환자 진료 균형 어려워"
2022-03-07 17:30:36 2022-03-07 18:27:31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30대 1인 가구 A씨는 "얼마 전 장염 증세가 있었는데, 열이 있는 걸 알고 신속항원검사로 음성을 확인한 후에 병원을 찾았지만 해당 병원은 집에서 했던 자가진단키트 결과를 수용하지 않았다"라며 "병원 자체적으로도 신속항원검사를 하지 않는 곳이었고, 때문에 열이 나면 무조건 진료가 불가하다고 해서 아픈 몸을 이끌고 다른 병원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최근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가 예상치 못하게 급증하면서 일반 환자들의 병원 진료에도 더욱 차질이 생기고 있다.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100% 신뢰하지 못하는 일부 동네 병·의원은 일반 환자의 증상에 따라 진료 기준을 각각 세우는 등 의료 현장이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확진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주(2월27일~3월5일) 서울시 확진자는 2주 전(2월20~26일) 대비 크게 증가했다. 지난 주 확진자는 총 30만8377명으로 일평균 4만4054명이 발생해 2주 전보다 1만1446명이 추가됐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재택치료자도 하루 20만명대를 유지 중이다. 전날 재택치료자는 4만5953명이 추가되면서 21만3727명이 집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확진자가 많아지고, 이 확진자에 대한 동선 추적이나 재택치료를 정부가 사실상 '셀프'로 맡기다 보니 재택치료 처방을 하는 규모가 작은 동네 병·의원은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밀려드는 환자들로 인해 일반 환자들도 기본 1시간씩은 대기해야 하는 반면, 환자를 받는 자체 기준까지 세워가며 진료를 소화하는 곳도 있다. 호흡기 관련 질환이 있을 경우에는 신속항원검사 음성 판정을 받아도 병원에서 별도의 검사를 받거나, 아예 PCR검사로 음성 판정을 받아야만 내원이 가능한 사례도 있다.
 
종로구 한 내과의원은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PCR검사 음성판정 문자가 있어야 진료가 가능하다"라며 "신장내과 쪽에 나이 많은 드신 분들이 많아서 어쩔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현재 의료 자원으로는 확진자와 응급환자, 일반 환자를 모두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의료인력 충원이 부족하다는 비판과 동시에 응급환자를 중심으로 의료 자원을 관리하되, 일반 환자가 이용하는 병원 또한 필수적인 부분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병원에는 여러 이유로 감염에 취약한 환자들도 있으므로 병원 차원에서도 이들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경증이나 진료를 뒤로 미룰 수 있는 질환자들은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며 "투석·외상환자나 산모처럼 응급환자 등에 대한 자원 배분이 잘되고 있는지 관리하는게 우선이고, 일반 환자들도 어느 정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인지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소아전용' 의료상담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연세곰돌이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송종근 원장이 재택치료 전화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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