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강남구 개포동 본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보다 월등한 품질의 집을 짓기 위해 서울형 건축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형 건축비는 공공주택의 도면부터 시작해 자재 등의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건설원가를 책정하는 제도다. SH공사가 지은 공공택지의 아파트는 관련 법에 따라 기본형 건축비를 적용한다. 그러나 공공주택의 품질 저하 등이 문제가 되면서 건설원가를 올리더라도 100년은 살 수 있는 주택을 짓자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김 사장은 “50년 되면 집의 수명이 다하게 만들어졌다”며 “기본형 건축비로 가격을 정해놓으니 이익을 내려면 재료의 질이 떨어지면서 문제가 자꾸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설원가가 다소 올라간 서울형 건축비를 적용해도,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를 적용할 경우 반값 아파트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취임 이전부터 25평(전용 59㎡) 아파트를 강남 5억원, 비강남 3억원 수준에 분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해왔다.
SH공사가 분양원가를 공개한 고덕 강일·송파 오금·세곡2지구 등의 평당(3.3㎡) 건축비는 약 600만원이다. 25평을 기준으로 하면 1억5000만원의 건축비가 있는 셈이다. 이 3곳의 택지조성원가가 평당 평균 9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건물만 분양을 했을 경우에는 반값 이하로도 공급이 가능한 것이다.
김 사장은 “건축비를 과감하게 투자해 2억~2억5000만원 정도로 짓는다면 50년 뒤에 재건축할 필요 없는 100년 가는 건물을 지을 수 있다”며 “지금처럼 40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것을 99년으로 늘릴 수 있도록 서울시와 논의해 중앙정부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빠르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다음 정부와 함께 서울형 건축비와 토지임대부 관련 제도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맨해튼 남부의 그라운드제로의 토지 상당 부분은 뉴욕시에서 임대를 했고 서울 여의도 파이낸스 건물도 서울시 소유의 임대”라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서울시와 논의해 관련 제도를 만들어달라고 정부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24일 강남 개포동 본사 사옥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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