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재미살린 라방…"정해진 대본 없이 실시간으로"
11번가, 제철 특산물 먹방 ‘생쑈’ 현장 가보니
쇼호스트가 재밌게 진행할 수 있는 판 깔아주는 것이 묘미
최수정 마케터 "상품 소싱부터 시작해 혜택, 조율, 섭외까지"
2022-01-26 16:40:05 2022-01-27 10:32:00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nK디지털타워에서 진행된 11번가 생(生)쑈 라이브방송 현장 모습. 사진/홍연 기자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지금 주문하면 설 전에 배송되나요?"
 
26일 오전 11시 11번가 라이브커머스 방송 '생(生)쑈'가 시작하자마 질문이 올라왔다. '11번가 소비요정'이란 대화명을 가진 최수정 마케터는 즉시 채팅에 참여해 "설 전은 힘들어요 ㅠㅠ 택배 마감 끝났어요"란 답을 했다. 참여자들이 속속 입장하며 인사를 건넸고, 낯이 익은 대화명이 "기대된다"란 말을 입력하자 최 마케터는 "오랜만이네요"라며 그를 반겼다. 
 
서울 영등포구 KnK디지털타워 3층. 사무실 안쪽에 자리 잡은 약 40평 크기의 스튜디오에는 최 마케터를 비롯해 PD, 푸드스타일리스트 등 10명의 인원이 합을 맞추며 방송 진행에 한창이었다. 스튜디오 가운데에는 카메라 세 대와 모니터가 있었고 본무대에는 김기환, 최슬기 쇼호스트가 시청자들의 채팅과 PD·마케터의 지시사항을 확인하는 프롬프터가 위치했다. 
 
오늘 방송 콘셉트는 시장에서 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김 쇼호스트는 경매사, 최 쇼호스트는 그의 아내로 현금이 많은 도매상인 역을 자처했다. PD가 각자에게 캐릭터를 주고, 이들이 상황극이나 개그 포인트를 짜오면 사전 조율을 통해 방송에서 활용한다. 
 
두 쇼호스트가 재밌게 진행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 라이브의 묘미라고 생각해 완벽한 대본은 지양한다.
 
실제로 최 쇼호스트가 맛을 세세하게 묘사하자 김 쇼호스트는 "멘트가 좋다"면서 넉살 좋게 받아치기도 했다. 11번가는 최근 라이브11의 진행을 맡을 쇼호스트 공채 1기 채용을 진행해 라이브방송에 특화된 자체 인력을 확보했다. 라방 특성에 맞게 본인만의 캐릭터와 끼를 중점에 두고 선발했다. 
 
김기환 쇼호스트가 시청자들의 댓글을 읽으며 소통하고 있다. /11번가 라방 캡처
 
카메라 뒤에선 최 마케터가 실시간으로 시청자의 반응을 관찰하고, 댓글 소통이 많이 이뤄지도록 이벤트도 진행했다. "주문번호를 채팅창에 남기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지급한다"고 하자 채팅창이 활발해졌다. 
 
최 마케터가 해당 이벤트를 고정글로 등록하고, "공짜 떡볼 가져가야죠~방송 중에만 나갑니다 사은품"이라는 글을 쓰자 'ㅇㅇ외 5명이 구매하셨습니다'란 글이 곧장 올라왔다. 이날 누적뷰 수는 39만을 기록했다.  
 
고정 코너다 보니 고정 시청자가 많아 "이번에도 주문한다"는 글도 간간이 보였다. 회를 거듭하면서 관계가 쌓인 시청자 한 명은 방송에도 섭외돼 다음 주에 출연을 앞두고 있다. 인스타그램 계정도 별도로 운영해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통해 방송 출연 신청을 받기도 한다.
 
방송 예고뿐 아니라, 방송이 종료된 이후 재밌는 부분을 편집해 릴스로 올린다. 최 마케터는 방송이 끝난 뒤 진행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채널을 넘나들면서 이뤄지는 소통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브11’은 현재 하루 4~6번의 방송을 통해 11번가가 자체 기획한 7개의 예능형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예능형 방송은 최근 코너마다 고정 팬들이 생기고 있는 데다가, 시청수도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
 
방송으로 인해 해당 상품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 상품 주목도가 높아져 방송 시 혜택이 없더라도 판매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효과가 있다. 11번가는 예능형 라이브 방송의 기조를 유지한 채 시청자들과 허물없이 소통할 수 있는 콘셉트의 특색 있는 코너들을 꾸준히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11번가 라이브방송에는 항상 마케터가 동석해 각 방송을 컨트롤하고, 전반적인 마케팅까지 총괄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 마케터는 "11번가 마케터는 상품 소싱부터 시작해서 혜택, 조율, 섭외 부분에서도 협업하는 등 방송 시작부터 끝까지 디지털 프로모션에서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각 방송을 마케터가 컨트롤하는 만큼 전반적으로 퀄리티 있는 방송 이미지를 구축하고 방송 개수도 늘려나가고 싶다"고 했다. 
 
최수정 마케터가 26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11번가 라방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11번가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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