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UAE에 4조원대 '천궁-II' 첫 수출 성사
방산협력 지속 노력 약속…2030 부산엑스포 유치 당부도
2022-01-17 07:03:05 2022-01-17 07:04:48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에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II'의 수출계약을 최초로 성사시켰다. 계약 규모는 약 4조1000억원 상당으로, 단일 무기 수출로는 최대 규모다.
 
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두바이 엑스포 행사장에서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 회담한 뒤 '천궁-II' 계약건을 포함해 다수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시간) 두바이 엑스포 리더십관에서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체인 LIG, 한화시스템과 UAE 국방부의 조달 계약을 관리하는 타와준(Tawazun)이 이같은 내용의 사업계약서를 교환했다. 이로써 UAE는 첫 번째 천궁-II 수출국이 됐다. 천궁-II는 지대공 미사일로 탄도미사일 요격 기능까지 갖춰 '미사일 잡는 미사일'로도 불리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UAE 측의 천궁-II 구매 발표에 사의를 표하면서 양국이 '형제'와 같은 우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국방·방산 분야 협력이 비약적으로 확대되어 온 것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UAE, 양국은 앞으로도 호혜적인 방향으로 국방·방산 협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 계기에 중장기 방산협력·국방기술협력 MOU를 체결하고, '천궁-II' 사업 계약도 원활하게 진행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공동 연구개발, UAE 내 생산, 제3국 공동진출로 이어지는 호혜적인 방산 협력이 이뤄지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에 모하메드 알 막툼 총리는 "방산 분야 협력에 만족하고 있다"며 "모든 분야에서의 협력이 눈부시게 발전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또 "한국 기업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한국으로부터 기술 발전을 비롯해 더 배우고 싶은 게 많다"고 말했다.
 
원전 산업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협력을 계속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각별한 우정으로 바라카 원전을 비롯해 국방·방산, 보건, 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알 막툼 총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기업과 함께 일할 때마다 그 성과에 대해 감탄하게 되며, 특히 바라카 원전에 대해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UAE 두바이 엑스포 알 와슬 플라자에서 열린 두바이 엑스포 한국의 날 공식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또 알막툼 총리에게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의지를 전하면서 두바이의 자매결연 도시인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할 수 있도록 각별한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은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이 만나는 관문 도시이자 세계의 미래를 담아낼 역량이 충분한 곳으로, 부산에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의 닻을 올릴 수 있도록 부산 엑스포 유치에 관심과 지지를 요청한다"며 "두바이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개최해 낸 UAE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알 막툼 총리는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갈 때마다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 코로나 이후에 가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다만 알 막툼 총리는 부산 엑스포 유치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수소 분야와 우주 분야, 사막농업 및 해수 담수화 협력을 논의했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2050년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협력 등에 대해서도 다뤘다.
 
문 대통령은 "UAE의 '사막'과 한국의 '한강'에서 일어난 기적은 양국의 굳건한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협력 분야를 더 확대해 미래를 함께 실현해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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