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2∼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양적완화 통화정책의 변화를 알리는 만큼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9월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11월 테이퍼링 시작을 천명했고, 이후 공개된 FOMC 의사록은 개시 시점을 '11월 중순 또는 12월 중순'으로 구체화했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월 1200억 달러에 이르는 채권을 매입해왔다. 최근 물가상승률은 연준 목표치인 2%를 두 배 이상 상회하는 추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공급망 병목 현상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히며 “물가 안정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우리의 수단’은 테이퍼링을 뜻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이번 회의 후 인플레이션과 금리 전망에 관해 파월 의장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은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있으나 이미 지난 9월 연준이 공개한 FOMC 정례회의 결과에서 연준 위원 18명 중 9명이 내년 중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시한 바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내년 7월과 11월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산출하는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내년 6월 한 차례 이상 금리 인상 가능성은 65.6%나 되고, 12월까지 두 차례 이상 금리 인상 가능성은 79%에 달한다.
그러나 연준이 목표로 하는 완전 고용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고용 목표를 달성한 후에야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목표하는 완전고용은 내년 여름까지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연준이 노동시장의 문제는 구조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경고할 경우 그동안 테이퍼링 예고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상승장을 유지해온 뉴욕증시가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지난달 29일에 이어 지난 1일가지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전 세계 경제가 미국의 본격적인 ‘돈줄 조이기’에 따른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테이퍼링은 증시로 들어갈 자금을 위축하는 효과를 내는 만큼 이에 따른 파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연준이 양적 완화 축소 방침을 밝힌 후 세계 증시가 급락하고 금리가 치솟는 등 후폭풍이 몰아쳤다. 이달 중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역시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내년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2회 이상 올릴 가능성을 반영한 수준으로 급등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은 무관하다'며 선을 긋고 있으나 이미 지난 9월 연준이 공개한 FOMC 정례회의 결과에서 연준 위원 18명 중 9명이 내년 중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시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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