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치금 쪼그라든 저축은행중앙회, 기준금리 인상 영향은?
0%대 금리에 예치금 축소…"금리인상시 다시 늘 수도"
2021-09-02 16:00:14 2021-09-02 16:00:19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저축은행들이 상반기 저축은행중앙회에 맡기는 예치금 규모를 크게 줄였다. 저금리 기조 여파에 이자수익이 0%대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드라이브를 걸면서 수익률이 올라가면 예치잔액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저축은행들이 저축은행중앙회에 예치하는 자금 규모가 계속 위축되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상반기 기준 예치금은 674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8.6% 감소했다. 이 가운데 수신액에 비례해 의무적으로 맡기는 지금준비예치금을 제외한 '중앙회예치금'이 하락을 견인했다. SBI저축은행의 중앙회예치금은 16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65.2% 하락했다. 
 
OK저축은행은 상반기 예치금이 745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32.8% 줄었다. 중앙회예치금은 4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87.5% 감소했다. 웰컴저축은행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상반기 예치금 규모는 3805억원으로 전년 대비 52.2% 하락했다. 중앙회예치금은 전년 말 대비 1300억원으로 79.3% 줄었다. 
 
이처럼 주요 저축은행들이 중앙회예치금을 축소한 것은 저금리 기조 여파로 이자수익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 중앙회예치금 이자율은 0%대로 하락했다. 예치금을 중앙회에 맡겨도 0.83~0.99% 수준의 금리만 제공된다. 아울러 일부 업체는 공모주 열풍으로 수신 자금이 위축될 것을 대비해 유동자금 확보 차원에서 예치금을 인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이자 수익률이 낮아져 중앙회에 맡기는 예치금이 줄어들 수 있다"며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자금 유동성이 커지면서 수신을 확보하기 위한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저축은행들은 예치금을 인출해 유가증권에 투자했다. 시중 유동 자금이 투자 시장에 흘러가 활황세를 보이자 저축은행도 투자 자산을 확대했다. SBI저축은행의 상반기 기준 유가증권 자산 규모는 7273억원을 기록해 전년 말 대비 10.3% 상승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은 8369억원으로 집계돼 115.6% 늘었다. 웰컴저축은행도 상반기 유가증권 자산이 9049억원으로 66.8% 증가했다.
 
다만 최근 기준금리가 인상 기조로 전환되면서 이 같은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p 인상했다. 더욱이 연내 1% 수준까지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의지까지 내비치고 있다. 금리가 인상하면 예치 수익률도 다시 높아지는 만큼 저축은행들이 예치 규모를 점차 확대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올라가 수익률이 보장되면 예치 규모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이 중앙회예치금 이자수익이 악화되면서 예치잔액 규모를 크게 감축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점포.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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