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30대 초반 여성으로 코로나19 2차 백신 접종을 맞기 위해 세종시 인근 병원을 향한 시점은 지난 17일이다. 지난 6월 1일 30대 연령층에게도 허용했던 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백신을 1차 접종한 후 11주 만이다.
'희귀 혈전증' 우려로 정부가 AZ 접종대상을 만 30세 이상에서 만 50세 이상으로 변경하면서 30~40대의 백신 종류는 AZ에서 화이자로 일괄 변경됐다. 기자는 1차 당시 AZ 잔여백신을 접종하고 2차는 화이자를 맞았다.
정부가 허용한 교차접종 사례다. 2차 화이자를 맞은 30세 이상 50세 미만 접종자는 85만명이다.
병원 도착과 동시에 예진표를 작성하고 왼팔에 화이자 백신이 투여됐다. 간단한 주의사항을 안내받고 15분 이상 앉아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한 뒤 귀가할 수 있었다.
주변 지인인 30대 후반·40대 초반 여성들 얘기로는 ‘접종 부위가 멍드는 등 팔만 뻐근하다’ 했지만 접종 후 첫 한 시간 사이 미열이 나타났다. 이후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괜찮았다.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던 탓에 백신 접종 전 병원 측에 문의했으나 ‘괜찮다’는 답변을 받은 후였다. 다만, 해열진통제도 동시에 복용하면서 이상반응으로 열이 났는지는 알 수가 없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 계속된 21일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니나 다를까. 1차 때와 달리 이튿날까지 백신을 접종한 왼팔은 멍든 것처럼 아팠다. 비로소 사흘째 접종부위의 통증은 완화됐지만 겨드랑이가 아프기 시작했다.
어깨를 돌릴 때면 통증이 발생했고 손으로 누르면 더 아팠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오고간 얘기이나 화이자 접종 후 겨드랑이 림프절이 붓는 면역반응 사실을 자각할 수 있었다.
미국인 여성의 가슴이 심하게 붓는 등 증상을 호소하는 외신 기사도 접할 수 있었다. 화이자 접종 후 생리 주기가 달라지거나 생리양이 많아지는 등 이상반응이 나타났다는 경험담도 눈길을 끌었다.
미국에서는 완경 여성이 생리를 한 소식도 접할 수 있었다. 기자는 생리 시작일을 하루 앞두고 백신을 접종했고 아직까지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다. 다만, 인터넷 검색을 통해 남들의 후기 사례만 접하다보니 여성의 입장에서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보건당국의 명확한 Q&A 공식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드랑이 통증과 관련해서는 백신 이상반응이라는 판단이 들어 ‘국민비서 구삐’에 안내된 사이트로 들어가 증상을 신고했다. 토요일인데도 등록을 한지 10분이 안 돼 세종 보건소로부터 연락이 왔다.
보건소에서는 이런 이상반응이 상당 건수인 듯 반응을 보였다. “겨드랑이, 목 등 신체 여러 부위가 붓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괜찮아진다”는 설명을 듣고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계속 아프면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병원 진료를 보라는 추가 안내도 들을 수 있었다.
행여나 생리불순과 관련한 물음에서는 아직까지 공식 이상반응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답변만 들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생리불순 사례가 누적되자, 지난 11일 불규칙한 생리를 잠재적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생리불순 자체가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고 곧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CDC 안내는 한발 더딘 우리 보건당국의 현실과 비교된다.
백신을 맞고, 혹은 접종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여성들이 상당수다. 백신을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하는 과정에서 성별·인종 등에 따른 이상반응을 세부적으로 고지했으면 좋겠다.
국가 주도로 백신 접종을 진행하면서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정보를 접할 길을 사실상 입소문뿐이다. 뚜렷한 인과성이 없으면 보건당국의 정보는 제한적이다.
50%가 넘는 국민들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2차 접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예상보다 빠른 진도’라고는 하나 목표에만 급급한 깜깜이 정보에는 한번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예방접종증명서/캡쳐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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