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한 가운데 대형 SUV와 고급차, 수입차만 성장세를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 대수는 92만4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2.6% 감소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영향으로 판매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최근 3년 평균 수준은 유지한 것이다.
출처/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전체적으로는 양호하지만 국산차와 수입차의 성적은 엇갈렸다. 국산차 내수 판매는 75만6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했다.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003620)의 판매가 34.9% 줄었다. 이들 3개사의 점유율은 10% 아래로 내려왔다.
반대로 수입차 판매는 16만7000대로 17.9% 증가했다.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18.1%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독일브랜드의 점유율도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4억원이 넘는 초고가 수입차 판매도 새로운 기록을 썼다.
승용차 수요는 대형 SUV와 전기동력차(HEV, EV)에 집중됐다. 전체 승용차 판매는 3.1% 줄었는데 세단은 11.1% 감소했고 SUV 등 다목적 차량은 6% 증가했다. 승용차 중에서는 중형과 대형이 각각 10.5%, 15.3% 줄었고 경형은 0.5% 감소했다. 다목적 차량 중 중형 이하는 19만8788대로 18.8% 축소됐고 대형은 19만8777대로 52.6% 늘었다. 세단 베스트셀링 모델의 신차효과가 약화한데다 고급 대형 SUV 신차가 등장하고 국내 여행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성장세도 계속됐다. 상반기 친환경차 판매는 15만7000대로 72.9% 증가했다. 점유율은 9.6%에서 17%로 확대됐다.
하이브리드는 71.4% 증가한 11만3000대를 기록했다. 국산은 세금감면과 저공해차 혜택이 적용되는 풀하이브리드 방식의 중대형 세단과 중대형 SUV 위주로 내연기관 모델을 대체했고 수입차는 세금감면 대상이 아닌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중심이 돼 고급브랜드의 SUV와 고급모델 경유차의 자리를 대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기차는 정부의 보급사업 확대로 78.1% 증가한 3만9273대가 판매됐다. 승용차는 51% 늘어난 2만5230대가 신규등록됐고 화물차는 1만3680대로 164.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소차는 66.3% 증가한 4326대가 보급됐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국산차 판매 부진은 외자 3사의 노사갈등과 신모델 투입 부족 등에도 원인이 있지만 개소세 부과 시점 차이,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거래 시장 참여 금지 등 역차별도 일부 영향이 있다"며 "국내산이 수입산과 동등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장 여건을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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