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대기업집단 신뢰도가 모두 상승한 가운데 DL그룹의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계열사를 동원해 개인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뉴스토마토>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한국CSR연구소가 조사한 '대한민국 대기업 신뢰지수'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대기업집단 신뢰도 일반인지 부문에서 30대 대기업집단의 신뢰도가 모두 상승했다.
일반인지 지수는 대기업집단 각각에 대해 신뢰하는 정도를 7점 척도로 조사하고 이를 -100~100점으로 환산한다.
신뢰도 상승폭은 하위권일수록 컸다. 21~30위권은 평균 9.1점이 올랐고 11~20위권과 1~10위권은 각각 6.8점, 5.8점 상승했다.
DL(000210)은 0.1점이 오르는 데 그치면서 순위가 19위에서 27위로 8계단 떨어졌다. 이해욱 DL그룹 회장의 재판이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그룹 계열사를 통해 개인회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기소됐다. DL그룹이 자사 호텔 브랜드 글래드 상표권을 이 회장 부자의 회사 에이플러스디(APD)에 넘기고 자회사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브랜드 수수료를 내게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7일 1심 재판부는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거센 '남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GS(078930)도 지수 상승폭이 2.2점으로 평균을 크게 밑돌면서 순위가 4위에서 7위로 내려왔다.
대기업 신뢰지수 일반인지부문 기업 상·하위. 그래픽/최원식 뉴스토마토 디자이너
반대로 한화는 두 자릿수 상승(10.4점)을 기록하면서 신뢰도가 부정적 영역(-2.24)에서 긍정(8.2)으로 올라왔다. 금호아시아나(-2.7)와 한진(-5.7), 부영(-9.9)도 각각 10~13점이 높아졌지만 부정 영역에 머물렀다. 신뢰지수가 마이너스인 곳은 이들 3개사뿐이다.
이번 조사에서 처음 포함된 네이버는 10위에 올랐고
셀트리온(068270)과 넥슨, 넷마블은 각각 17위, 23위, 26위를 기록했다.
대기업 총수 일반인지 지수에서는 구광모
LG(003550) 회장이 22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2위를 유지했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이어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순으로 신뢰도가 높았다.
조원태 한진 회장은 신뢰도가 가장 낮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전 회장과 이중근 부영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5일부터 18일까지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온라인패널 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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