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수록 더 우울해…코로나19에 지친 2030 청년들
올해 하반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20대 24.3% 30대 22.6%가 '우울 위험'
20대 남성 5명 중 1명 '극단 선택' 생각도
"줄고 있으나, 여전히 높아, 심리지원 강화 필요"
2021-07-26 15:16:41 2021-07-26 18:20:02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코로나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민 우울감은 지난 3월 대비 다소 감소했으나, 코로나19 창궐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우울 점수는 20대 여성이 가장 높았고, 20대 남성 5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하반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6월15~25일까지 전국의 19~71세 2063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령·성별 우울 위험군 그래프. 그래프/뉴스토마토
조사 결과 국민 우울 평균점수는 총점 27점에 5.0점, 우울 위험군은 18.1%로 나타났다. 지난 3월 5.7점, 22.8%에 비해 감소했으나, 코로나19 발생 전 2019년 2.1점, 3.2%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우울 평균점수는 20대 5.8점으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5.6점으로 뒤를 이었다. 우울 위험군 또한 20대 24.3%, 30대 22.6%로 나타났다. 50~60대는 각각 13.5%로 젊은 층에 비해 낮았다.
 
성별로는 여성의 우울 점수는 5.3점, 우울 위험군이 18.9%로 남성(4.7점, 17.2%)보다 높았다. 20대 여성이 5.9점, 우울 위험군은 20대 남성이 25.5%로 모든 성별·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비율은 12.4%로 나타났다. 지난 3월 16.3%에 비해 감소했으나 2019년 4.6%보다 3배가량 높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17.5%, 30대 14.7%, 50대 9.3%, 60대 8.2% 등으로 젊을수록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비중이 높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13.8%로 여성 11.0%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20대 남성이 20.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대 남성 5명 중 1명은 극단 선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셈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은 3점 기준에서 1.6점으로 나타나 지난해 12월 1.8점 이후 감소했다. 불안 점수도 3.9점으로, 지난해 12월 5.1점 이후 감소하고 있다.
 
우울을 앓는 이들이 가장 크게 의존하는 대상은 가족이 64.2%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21.3%가 직장 동료를 꼽았다. 심리적으로 도움받는 사람이 없다고 답한 비율도 8.4%였다. 이들 중 30대가 12.6%, 20대가 11.1%로 높은 편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이들은 정신 건강에 대한 정보 제공(87.6%), 심리 상담(77.5%), 경제적 지원(77.5%)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심리방역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으로 판단하고 전 국민 심리지원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지난 6월30일  5개 국립병원 내 권역별 트라우마센터 출범으로 확진자 등 정신건강 고위험군 대상으로 선제적 심리지원을 강화하고, 코로나19 등 감염병·사회 재난 시 국민의 마음건강을 체계적·전문적으로 심리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염민섭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종식되면 국민들의 마음건강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정신건강 수준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7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심리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전문가들도 재난 발생 2~3년 후 자살 증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어 국민 마음건강 회복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촘촘하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26일 '2021년 하반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선별진료소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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