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매각공고를 내고 새 주인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다만 쌍용차의 공익채권 규모를 비롯해 인수 후보업체들의 능력 등을 감안하면 매각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003620)와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이날 인수합병(M&A)공고를 냈다. EY한영회계법인은 내달 30일까지 인수의향서 및 비밀유지 확약서를 접수한 후 심사를 통과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8월2일부터 27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한다. 이후 인수제안서를 접수해 9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 정밀실사와 가격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이번 매각공고를 통해 신속한 투자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부터 미국 HAAH오토모티브와 매각협상을 진행했지만 HAAH는 법원의 요구 시한인 지난 3월31일까지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후 쌍용차는 4월15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HAAH와의 협상 과정을 돌이켜보면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한 단일 후보자가 협상을 지연해도 대응하기 어려웠다”면서 “이번에는 다수의 인수 후보자 간 경쟁을 유도해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M&A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가 28일 매각공고를 내면서 새 주인 찾기에 본격 나섰다. 사진/쌍용차
쌍용차 인수후보로는 HAAH를 비롯해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 사모펀드 박석전앤컴퍼니,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 등이 거론된다. 그 외에 미국·중국 업체 등 두 곳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쌍용차 매각이 쉽게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쌍용차의 공익채권 규모는 39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이 금액은 탕감되지 않아 인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업체들의 인수 의지나 인수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인 HAAH의 경우 그동안 고정비용 부담 등으로 투자결정을 미뤄왔다. 최근 가렛 베일리 전략 담당 부사장과 밥 프래진스키 판매담당 수석이 퇴사한 점도 변수로 꼽힌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HAAH는 쌍용차 인수를 홀딩한 상태고 국내 업체들은 인수 능력이 없다”면서 “만약 국내 중소업체나 사모펀드에서 쌍용차를 인수한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쌍용차는 기업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고강도 자구노력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사가 마련한 자구안은 지난 7~8일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2.1%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자구안에는 △무급휴업 2년 △현재 시행 중인 임금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단체협약 변경 주기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 △무쟁의 확약 △유휴자산 추가 매각 등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판단을 받아야 한다”면서 “임직원들의 생존의지를 담은 강력한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인수의향자로 하여금 쌍용차 인수의지를 높여 M&A를 성사시키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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