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목표 시점을 2024년으로 설정하고,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해 '대한항공' 하나의 브랜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양사의 통합으로 인해 연간 3000억~4000억원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31일 대한항공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7일 산업은행에 제출한 아시아나와의 통합 전략의 세부사항에 대해 공개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양사의 통합을 위해서 안전운항체계 준비, IT 시스템 통합, 조직 및 회계제도 통합, 상용고객 우대제도 통합, 글로벌 얼라이언스 이슈 해결 등 수십가지의 프로젝트가 맞물려 진행돼야 하므로, 아시아나항공의 대한항공 자회사 편입 이후 통합을 위한 준비를 완료하기까지 약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당초 통합 예정 시점(2022년)보다 2년 가량 늦춰진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우 사장은 "(기업결합심사의 경우) 현재 터키 당국으로부터 승인 받았고 연내 나머지 국가들도 조속히 승인받을 수 있도록 각국 자문사와 긴밀히 협의중"이라면서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경쟁당국 의견,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 해소, 각 회사들의 지분문제 이슈 해소 등 실제 통합을 실행하기 위해 다양한 측면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아시아나항공 통합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영상 캡쳐
기업결합신고 완료 후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따라서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완전히 해소된다는 가정하에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추산 시너지는 연간 3000억원에서 4000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다만 통합시까지 소요되는 비용을 감안하면 통합 2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측면에서는 중복노선 효율화, 연결편 강화, 조인트벤처(JV)효과 증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비용측면에서는 시설과 인력, 항공기재, 터미널, 판매조직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규모의 경제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또 재무구조 개선 및 이로 인한 신용등급 향상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우 사장은 "여객의 경우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효과적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 인천공항이 동북아 지역 중심 허브공항으로 성장·발전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화물도 양사 화물기·네트워크의 효율적인 재구성으로 경쟁력 있는 아시아 물류 허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신규 취항지 증가와 스케줄 시간 다양화로 고객 선택권이 증가하고 상용고객 우대제도 통합으로 마일리지 적립·사용 다양화돼 고객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독과점과 운임 인상 우려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우 사장은 "인천공항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슬롯(Slot) 점유율은 약 40% 미만으로 아시아, 유럽, 미국 등 타 글로벌 항공사들의 허브공항 슬롯 점유율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항공시장은 소비자의 선택 폭이 매우 광범위하므로 통합으로 인한 경쟁제한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물 사업에서도 2019년 기준 양사의 한국발 화물 수송 점유율은 47.5% 수준으로 인근 국가인 중국, 홍콩, 싱가폴 국적사와 치열한 물류 허브 경쟁중이라는 차원에서도 독과점 우려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운임에 대해서는 "대한항공은 시장에서의 지위를 남용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토부의 운임 모니터링 시스템에도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우 사장은 "통합 후 코로나가 진정될 경우 2019년 수준의 공급량은 유지될 것이므로, 직접 인력은 지금과 같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번 실사를 통해 양사 통합으로 중복되는 간접인력이 약 1200여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양사에서 매년 발생하는 정년사직, 자연감소 인원 고려하면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도 인력 재배치 등으로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이 밖에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편입 후 통합 전 양사 별도 운영 기간 동안 코드쉐어 등을 통해 중복 노선에 대해 협력 가능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20년 이상 된 노후 항공기들을 순차적으로 송출하는 등 기재 단순화 노력을 추진하는 한편, 마일리지의 거래규모 등을 법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점에 합리적인 전환율을 도출해 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우 사장은 항공 시장의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2022년 이후 여객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세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물 부문의 경우 올해 상반기까지는 여객기 공급 감소로 인한 화물칸 공급 부족, 국제 무역 회복세, 해운 물류 문제 등으로 강세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하반기부터는 타 항공사들의 공급 확대와 여객기 운항 증가 등으로 수익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 사장은 "올해 3월 유상증자 통해 부채비율 300%대로 개선했고, 이에 따른 재무안정성 향상으로 신용도도 개선이 예상되며 현재로서는 유동성 우려가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해 신규 항공기 도입 연기, 직원들의 휴업 동참, 철저한 비용 절감 등 자구 노력을 통해 유동성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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