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한국타이어를 시작으로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2020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오는 22일 전후로, 금호타이어는 내달 18일 무렵에 발표할 예정이다.
타이어 3사, 지난해 4Q 회복세…"RE 판매 증가 덕" 한목소리
첫 타자인 한국타이어는 대폭 흑자를 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7700억원, 영업이익 2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94.2% 증가했다. 유럽과 북미에서 RE의 매출이 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RE의 매출 비중이 75%에서 80%까지 증가했다.
한국타이어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유럽시장에서 RE 수요가 좋은 이유는 유통 변화에 대응, 유통망 관계회복, 상품 라인업 확보 등을 한 것이 주효했다"며 "내부적으로도 판매 마케팅 운영에 대한 재정비, 가격정책 조정, 프로모션 등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본사 전경. 사진/한국타이어
업계 2위인 금호타이어 역시 지난해 4분기 흑자가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2분기 53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439억원) 흑자전환한 데 이어 4분기에도 4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역시 RE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지난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자동차 교체 수요는 줄었지만 타이어 교체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존 차에 타이어만 교체하는 경향이 실적에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위축된 소비심리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완성차 시장의 회복세로 RE와 OE 수요가 살아나면서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며 "특히, 4분기부터 완성차업체들의 추가 오더로 OE공급 물량이 늘어났는데 올해 미국, 유럽의 영업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4분기 315억원의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58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만큼 전분기 대비로는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RE 시장의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된 데다 OE 생산 확대와 주요 지역에서의 타이어 가격 인상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체코공장 가동과 OE 생산 확대, 가격 인상, 전기차 전용 타이어 수주, 카누와의 공급계약 체결 등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며 "다만 단기적으로 주가는 미국 반덤핑 관세, 감가상각비용, 원달러 환율 강세 등의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했다.
넥센타이어의 전기차용 타이어가 장착되는 카누 이미지. 사진/넥센타이어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 확대 예상…실적 기대감에 주가 상승세
무엇보다 올해부터 전기차 대전이 시작된 만큼 장기적으로 타이어업체들의 실적 회복세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기차용 타이어의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기차 타이어는 수익성이 다른 OE 타이어보다 최대 10%포인트 높다.
한국타이어는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Y, 포르쉐 전기스포츠카 타이칸, 폭스바겐 전기 세단 ID.3에 타이어를 납품했다. 한국타이어는 오는 2023년부터 전기차용 타이어를 통해 유의미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업계 최초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와트런을 출시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기존 모델인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새롭게 업그레이드했다. 현재 리뉴얼 모델은 출시만 앞둔 상황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와트런. 사진/금호타이어
코나 EV와 소울 EV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는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9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022년 출시할 첫 전기차 카누에 넥센타이어의 전기차용 타이어가 탑재된다. 지난해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향후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타이어업계의 이 같은 실적 기대감에 주가는 상승세다. 8일 종가 기준 한국타이어는 전일 대비 10.88% 상승한 4만9950원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는 전일 대비 2.35% 오른 4140원, 넥센타이어는 6.34% 오른 7550원을 기록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