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평 기자] 정부가 '가짜 3.3' 노동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하는 가운데, 쿠쿠홈시스는 개인사업자 형태의 3.3% 계약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부 렌털업체들이 직고용 전환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노동계는 쿠쿠홈시스를 '가짜 3.3' 논란 사례 중 하나로 지목하며,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일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에 따르면, 쿠쿠홈시스는 지난달 말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대해 설치·수리기사들이 직속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조 측은 쿠쿠홈시스 본사와 함께 대리점 3곳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대리점 역시 교섭 요구 사실 공고를 미룬 채 시간을 끌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쿠쿠홈시스는 직접고용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가짜 3.3 위장 고용의 전형적인 사업장"이라며 "고용노동부는 실효성 있는 근로감독을 통해 쿠쿠홈시스의 막무가내 행태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짜 3.3 노동은 노동자와 개인사업자 형태로 계약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 3.3%를 부담하도록 하는 계약 구조를 의미합니다. 쿠쿠홈시스는 설치·수리기사들과 개인사업자 형태의 계약을 맺고 사업소득세 3.3%를 적용하는 구조로, '가짜 3.3' 고용 논란을 불러 왔습니다. 특히 쿠쿠홈시스는 지난 2022년 설치·수리기사들이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이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했음에도, 이후 직영점을 대리점 형태로 전환해 직고용을 피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는 같은 렌업계 주요 업체들과 비교됩니다. 코웨이는 설치·수리기사를 직고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웨이 관계자는 "법원 판결이 나오기 이전인 2021년부터 설치·수리기사를 직접 고용하고 있다"며 "직접 고용 이후 서비스 품질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설치·수리 기사에 대한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노동 계약 형태로 인건비를 줄이며, 쿠쿠홈시스의 실적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 856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69억원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338억원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쿠쿠홀딩스와 함께 매출액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쿠쿠 노조 측은 회사가 교섭 요구에도 응하지 않은 채 기존 고용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는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쿠쿠홈시스가 오는 3월 시행 예정인 노동조합법 개정에 앞서 노조 대응에 나섰다며 반발하는 상황입니다.
윤찬희 전국가전통신노조 쿠쿠설치서비스지부 지부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쿠쿠홈시스는 당장 불법적인 노조탄압을 멈춰야 한다"며 "사측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교섭을 거부하며 시간을 끌고, 뒤로는 우리의 생존권을 박탈하려는 노조 와해 시나리오를 가동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는 단체교섭 요구 이후 노조 간부에 대한 계약 해지와 일감 배제 등이 발생했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이현철 노조 위원장은 "교섭 요구 사실 공고를 미루던 사측은 노조 임원 등에 대해 해고를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의 요청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현재 쿠쿠홈시스에 대한 근로감독을 진행 중입니다. 노동부는 올해 가짜 3.3 계약에 대한 전국 단위 기획 감독을 실시하고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7일 첫 3.3 감독 결과를 발표하며 "올해도 전국적인 가짜 3.3 기획 감독을 강력히 실시하고, 가짜 3.3 계약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 관계자는 "쿠쿠홈시스는 기존 계약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계약해지 등의 방식으로 전근대적 부당 노동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작년에 개정된 노동조합법이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쿠쿠홈시스는 이를 대비해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주 노골적으로 노조법 역행을 목적으로 부당 노동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사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쿠쿠홈시스 측은 노조의 교섭 요구 거부 등과 관련해 "자사는 설치 법인과 서비스 업무 '위탁 계약'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쿠쿠설치서비스지부 소속회원들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쿠쿠홈시스 일감뺏기·노조탄압' 고발 기자회견을 한 뒤 실효성 있는 근로감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평 기자 j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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