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씨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구국의 결단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자신이 일으킨 계엄 그 자체와 국민을 향해선 사과하지 않은 채 지지자 결집을 위한 감정적 호소만 반복하는 꼴입니다.
윤씨는 20일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저의 판단과 결정은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다. 그 진정성과 목적에 대해서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도 "구국의 결단이었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많은 좌절과 고난을 겪게 해 드린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윤씨의 이날 발언은 대국민 사과라기보다 자신의 획책한 계엄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민주당과 반국가세력 척결, 부정선거 확인 실패 등에 실망한 극우 지지층에게 사과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윤씨는 이어 "제가 장기집권을 위해 여건을 조성하려다 의도대로 되지 않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특검의 소설과 망상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그러나 제 진정성을 인정하면서도, 단순히 군이 국회에 갔기 때문에 내란이라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결 불복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윤석열씨가 지난해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윤씨에 대해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지 부장판사는 윤씨가 1년 전부터 국회를 제압해 장기독재 의도를 가지고 내외적 요건을 구성하려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비상계엄에 이르게 됐다는 내란특검의 주장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윤씨는 "사법부의 독립을 담보할 수 없고, 법과 양심에 의한 판결을 기대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항소를 통한 법적 다툼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깊은 회의가 든다"면서도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가 굳건히 서고 법치주의가 바로 서는 날 제 판단과 결단에 대한 재평가를 다시 기대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재명정부를 향해서 "더는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말고 국민의 삶을 돌아보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씨는 지지자 결집을 위한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우리의 싸움은 끝이 아니다. 뭉치고 일어서야 한다"며 "패배가 아닌 희망의 전진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길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윤씨 변호인단은 윤씨의 입장문이 나온 후 재차 공지를 통해 "(입장문은) 당사자의 현재 심경을 밝힌 것에 불과하며, 항소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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