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러 불참' 반쪽 G20에도…계속되는 '세일즈 외교'
이 대통령, 연이은 다자외교 무대 참석…G20 정상회의 영향력 변수
2025-11-14 16:56:58 2025-11-14 17:43:48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중국·러시아가 모두 '불참'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또 한 번 세일즈 외교를 펼칩니다. 올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하는 G20 정상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반쪽짜리 외교 행사로 전락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은 다자외교를 위해 순방길에 나섭니다. 특히 G20 정상회의를 전후해 중동 국가를 방문, K-방산 '세일즈 외교'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UAE·이집트·튀르키예 방문…방산·경제 협력 확대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17일부터 26일까지 7박10일 일정으로 남아공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해외 순방에 나선다고 14일 밝혔습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남아공 G20 정상회의와 이를 전후해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튀르키예 3국 방문길에 오른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17~19(현지시간)일 UAE를 국빈 방문합니다. 19~21일에는 이집트 공식 방문을, 21~23일에는 남아공 G20 참석을, 24~25일에는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합니다. UAE에서는 방산 양해각서(MOU) 체결, 이집트와 튀르키예에서는 경제 협력 등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위 실장은 "(G20에는) 한국, 주요 7개국(G7), 브릭스(러시아와 중국 등 비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 유럽연합 등이 참석한다"며 "아프리카에서 개최되는 첫 G20 정상회의로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1세션에 나서 '포용적 지속 가능 성장'이란 주제로 경제 성장 개발 지원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위 실장은 "같은 날 오후 2세션에선 회복력 있는 세계를 주제로 재난, 기후변화를 논의한다"며 "23일 오전에는 3세션에선 모두를 위한 공정한 미래 주제로 핵심광물, 양질의 일자리, 인공지능(AI)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위 실장은 "G20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이끌어낸 글로벌 인공지능(AI) 사회 회복과 성장 등 비전이 G20에도 확산 논의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재정과 기후정책을 소개해 국제사회에서 관련 협의를 선도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G20 순방과 더불어 UAE, 이집트, 튀르키예를 방문해 K-방산 세일즈 외교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칼리드 아부다비 왕세자는 지난달 APEC 정상회의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관련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UAE는 한국의 대표적인 방산 수출국이기도 합니다. 한국과 UAE는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방산 등 분야에서 MOU를 체결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와 관련 위 실장은 "UAE, 이집트, 튀르키예는 중동 핵심 국가로 이번 순방을 통해 평화 번영, 문화의 새 차원에서 우리와의 호혜적 협력이 크게 증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일본·미국 방문을 위해 지난 8월23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발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뉴시스)
 
위상 약화 우려…의장국 인계도 차질 불가피
 
이런 가운데 이번 남아공 G20에는 미·중·러 정상이 모두 참석하지 않습니다. 지난 1990년 G20 출범 이후 주요 3국 정상이 모두 불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트루스소셜에서 "남아공에서 G20이 열리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남아공에서) 인권 침해가 계속되는 한 미국 정부의 어떤 인사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정상에 이어 정상급 대표도 파견하지 않을 예정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JD 밴스 부통령의 참석도 취소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관련해 "현재 아프리카에서 네덜란드 정착민 후손인 '백인 아프리카너'(Afrikaner)들이 땅과 농장 몰수, 살인·폭력 등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G20 참석 거부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불참을 통보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3일 G20 정상회의에 시 주석 대신 리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다고 밝혔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시 주석이 내치 우선 전략을 앞세운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습니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막심 오레쉬킨 대통령 부비서실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G20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미·중·러 정상의 불참으로 이번 G20이 '반쪽'짜리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첫 아프리카 G20 의장국인 이번 회의 위상이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동시에 남아공이 미국에 의장국을 인계하는 일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와 관련해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우리는 (G20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미국 불참은 그들의 손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최대 경제국으로서 수행할 중요한 역할을 포기하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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