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혁신안 뒤로한 채…국힘, 당권투쟁 본격화
국힘 전당대회 한 달 앞…혁신위도 '시한부'
당권 주자 출정…힘 빠진 혁신위 좌초 우려
2025-07-20 17:07:42 2025-07-20 17:07:42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다시 말해 혁신위원회의 수명도 한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혁신위는 3호 혁신안까지 내놨지만, 당내 호응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권 주자들이 하나둘 출사표를 던지는 상황에서 윤희숙 혁신위마저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문수, 출마 선언…안철수·한동훈, 비공개 회동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국민의힘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도전을 선언했습니다. 공식적으로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한 건 김 전 장관이 처음입니다.
 
김 전 장관은 "자유대한민국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는 위기에서 우리 당을 바로 세우고 국민의 믿음을 다시 얻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당 대표가 돼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국민의힘을 혁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과 제대로 맞설 수 있는 강력한 국민의힘으로 바꾸겠다"며 "국민의힘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자유대한민국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기자회견 직후 경기도 가평의 수해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당 대표 후보로서 첫 행보입니다.
 
찬탄(윤석열 탄핵 찬성)파들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힌 안철수 의원은 전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만났습니다. 두 사람 모두 윤석열씨 탄핵에 찬성했던 만큼 당 쇄신과 재건을 위한 연대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8일 당 대표 선거를 위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날짜가 다음 달 22일로 정해지자, 당권 주자들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입니다. 조경태 의원은 오는 21일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예고했습니다. 장동혁 의원은 빠르면 23일 출마선언을 할 수 있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이들 외에도 양향자 전 의원,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이 출마 의지를 밝혔습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한 전 대표는 아직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출마가 유력했던 나경원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나 의원은 "이제 당원들과 국민들마저 국민의힘의 지향가치, 존재 의미가 무엇이냐 묻는다. 참담하고 안타깝다"며 "이런 분열과 무기력의 상황에서 당과 나라를 위해 지금 내가 감당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고심했다"고 밝혔습니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가 활동을 한 달 여 앞두고 있다.(사진=뉴시스)
 
 
'윤희숙표 혁신안' 자초 위
 
당권 투쟁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정작 혁신안은 좌초 직전입니다. 국민의힘은 오는 21일 의원총회에서 △당헌·당규에 계엄·탄핵 사죄 명시 △최고위원회 폐지·당 대표 권한 강화 △당원소환제 강화 등 혁신위가 제안한 3가지 혁신안을 논의합니다. 하지만 당내 분위기상 혁신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우선 3가지 혁신안에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제안한 핵심 안건은 빠졌습니다. 윤 위원장은 1차 인적 쇄신 대상으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을 지목하고, 당대표를 국민 여론조사 100%로 선출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윤 위원장의 혁신안은 혁신위 내부에서조차 공감대를 얻지 못하며 정식 안건으로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호준석 혁신위 대변인은 지난 18일 "윤 위원장 개인 자격으로 요구한 것"이라며 "혁신위 논의나 의사결정과 별개로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혁신위는 구주류 밖 세력의 지지도 얻지 못했습니다. 윤 위원장이 친윤계는 물론 친한계까지 동시에 비판하며 자충수를 뒀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윤 위원장은 "불과 두 달 전 당헌에 계파 활동 금지를 명시했음에도, 친한계 청년 모임인 '언더73'과 친윤 핵심 '언더찐윤' 같은 불법 계파 조직이 언론에 끊임없이 오르내리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혁신위에 남은 시간은 단 한 달입니다. 전당대회 이후부턴 차기 당 대표가 혁신의 칼자루를 쥐게 됩니다. 하지만 당 대표에 누가 앉든 혁신위가 가장 시급하다고 꼽은 '인적쇄신'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현재 차기 당 대표 선호도 여론조사 1위는 김 전 장관입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인적쇄신 방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쇄신 대상으로 꼽힌 인물의) 면면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분들과 잘 얘기해서 원만하게 당이 더 넓게 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발전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혁신이 돼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인적쇄신 대신 포용을 선택한 것입니다.
 
당내 비주류 세력이 당선될 경우 혁신 대상으로 꼽히는 친윤(친윤석열)계의 반발에 인적쇄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내 소장파로 꼽히는 한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혁신위원장 자체도 거취를 제대로 밝히지 않아 존중을 받지 못했고, 전당대회 이후는 더 참담하다"며 "지금 상황에 인적 쇄신은 전혀 없어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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